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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수준 미달’ 야구대표팀, 亞선수권 망신에 야구협회 책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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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한국 야구가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예고된 참사나 마찬가지였다. 한국 야구의 양극화 현실이 이렇게 증명된 것이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하고, 쇠락해 가는 대학야구의 현주소만 처참하게 드러났다. 이번 대회에 대학 선발팀을 출전시킨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참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아울러 대학야구가 가야할 길을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할 시점이다.

윤영환(경성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20일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구장에서 열린 중국와의 제29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6-8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최종 4위로 대회를 마감하게 된 한국은 일본을 제외한 2개 국가에게만 주어지는 올림픽 최종예선 진출권 획득에 실패했다. 최종예선 진출권은 대만과 중국이 가져가게 됐다.

이에 다음 달 열리는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성적이 더욱 중요해졌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오세아니아 팀 중 최고 성적을 내야 올림픽 본선 티켓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매일경제

윤영환 감독이 이끄는 아시아야구선수권 대표팀이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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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최종예선은 일종의 보험 성격이라 볼 수 있지만, 대표팀 구성이 너무 안일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이번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한 대표팀 수준이 너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아시아야구연맹(BFA)이 주최하는 대회로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선수권에는 그동안 프로 2군 선수들이나 상무, 경찰 등에 대학 선수들이 혼합돼 대표팀을 꾸려왔다. 한국은 지난 2015년 대회에서 숙적 일본과 경기에서 2-1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9회말 당시 상무 소속이던 하주석(현 한화)이 끝내기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거둔 짜릿한 역전 우승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순수 아마추어 선수로 대표팀을 꾸렸다. 대학선수 20명, 고교선수 4명으로 구성됐다. kt와 롯데에 1차로 각각 지명된 소형준(유신고)과 최준용(경남고) 등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아시아의 강자 중 하나였던 한국 야구는 중국에만 두 차례 패하는 등 망신만 당하고 왔다. 최근 실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대학야구 수준만 확인하고 온 셈이다. 지난 14일 조별리그에서도 한국은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중국에 3-4로 패했다. 한국이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중국에 진 건 2005년 3·4위 결정전 패배 이후 14년 만일 정도로 충격이었다.

호각세를 이루던 대만과 일본에게는 완패를 당했다. 18일 대만과 슈퍼라운드 첫 경기에서 한국은 1-7로 패했고, 19일 일본에는 3-11로 대패를 당했다.

어찌 보면 예고된 참사나 마찬가지였다. 최근 대학야구의 기량 하락은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각 구단은 의무적으로 1명의 대학 선수를 지명해야 하지만, 2020 1·2차 신인드래프트 지명 선수 110명 중 대졸 선수는 단 18명으로 16.4%에 불과했다. 이는 최근 5년 간 가장 낮은 취업률이었다. 지명 선수들도 대부분 하위픽이었다. 고졸 선수들의 프로 쏠림 현상에 대학야구가 고사 직전이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대학 선수들의 엄격해진 학사 관리 이슈와 기량 향상에 신경을 쏟을 수 없는 구조 등이 여러 이유로 분석되고 있는 실정이다.

고교 선수로 참가한 소형준의 경우에는 대표팀의 막내이지만, 실질적인 에이스였다. 그러나 지난달 부산 기장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선수권에 이은 출전이었기에 체력적인 부담과 함께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안일한 결정으로 이제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프리미어12 대표팀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어찌 보면 양극화에 따른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었다. 예고된 참사에 안일하게 대처한 협회의 책임이 무거워진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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