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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지난해 설움 씻은 이정후, 최초 부자 KS MVP 응시[SS PS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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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키움 이정후가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19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SK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3회 1,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 적시 2루타를 쳐낸 뒤 포효하고있다. 2019.10.17.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부상으로 인해 동료들의 혈투 끝 패배를 바라만 봤던 설움을 완벽하게 씻었다. 키움 이정후(21)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시리즈 내내 맹타를 휘두르며 MVP(최우수선수)로 우뚝 섰다. 특급 교타자 답게 구종을 가리지 않고 안타를 생산하며 프로 입단 후 3년 만에 한국시리즈(KS) 무대로 향한다.

이정후는 17일 고척돔에서 열린 SK와의 PO 3차전에서 중견수, 3번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1회말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투수 헨리 소사의 강속구를 2루타로 연결시킨 그는 3회말 천금같은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소사의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걸친 실투성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으며 키움의 기선제압에 앞장섰다. 5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도 우전안타를 날려 일찌감치 3안타 경기를 완성한 이정후는 PO 시리즈 3경기 동안 타율 0.533를 기록하며 PO MVP가 됐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중 불의의 사고로 이탈했던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이정후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팀 승리를 이끄는 다이빙 캐치를 하다가 왼 어깨 부상을 당했다. 결정적인 순간 호수비로 팀의 리드를 지켰으나 그대로 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준PO 3차전부터 PO 5차전까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금세 마음을 다잡았다. PO 5차전 패배 당시 동료들과 함께 고개숙였던 이정후는 곧바로 고개를 들고 2019년을 응시했다. 절실하게 재활에 임하며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됐고 캠프 시작 2주 만에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다. 당시 이정후는 “준PO 2차전 부상 후 너무 아쉬워서 잠도 제대로 못잤다. 하지만 냉정히 돌아보면 누구와 충돌해서 다친 게 아니다. 내가 슬라이딩을 잘못해서 다친 것이다. 좀 더 안정된 슬라이딩을 했다면 다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시는 그렇게 부상당하지 않도록 수비 기술부터 새롭게 익히겠다. 주루플레이를 하다가 다친 적도 많았는데 내가 기술만 향상시킨다면 건강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다짐했다.

이정후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이정후는 올시즌 큰 부상 없이 140경기에 출장하며 193안타를 기록했다. 이전보다 향상된 외야수비력으로 넓은 수비범위와 안정감을 두루 뽐냈다. 타격에서도 타순을 가리지 않는 ‘만능키’ 구실을 했다. 시즌 초반 1번 타자로 출장하다가 팀에 해결사가 필요할 때는 3번으로 자리를 옮겨 타점을 생산했다. 기회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았고, 투수 유형을 가리지 않고 적시타를 날렸다.

3년전 입단 당시만 해도 이정후의 이름 앞에는 아버지 LG 이종범 코치가 자리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도 이 코치의 이름을 붙이지 않는다. 아버지보다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한국 최고의 교타자로 빠르게 올라선 이정후다. 말하는 대로 목표를 달성하는 이정후의 다음 종착역은 KS MVP다. 캠프 당시 이정후는 “지난해까지는 그냥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이제는 우승이 목표다. 선배들을 잘 따라가면서 함께 정상에 오르고 싶다”면서 “KS MVP도 되고 싶다. 부자 최초의 KS MVP아닌가. 정말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최고 자리를 바라보던 이정후가 목표를 위한 최고 무대를 밟게 됐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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