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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2 (수)

남북 축구 통해 확인한 아시아 축구의 평준화…다른 조도 이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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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남북 선수들이 뛰어 다니고 있다.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남북전만 득점 없는 무승부로 끝나는 이변이 생긴 건 아니다.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다른 조에서도 이변이 속출했다. 이쯤이면 아시아 축구가 평준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

벤투호는 15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북한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남자 축구대표팀이 29년 만에 평양에서 가진 북한 원정이었고 5만명 수용이 가능한 경기장에는 관중 한 명 없는 상태였다. 또 경기는 생중계되지 않았다. 경기 외적인 여러 요소들 탓에 벤투호 선수들도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 법도 했다. 피파랭킹 37위인 한국이 113위인 북한에 대승을 거두는 게 일반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분단된 남북이 평양에서 오랜만에 맞대결하는 점은 객관적인 전력 차도 뛰어넘는 경기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국가적인 특수 상황이 양팀의 무득점을 연출했다기보다는 아시아 축구의 평준화로 보는 게 더 무게가 실린다. 이날 아시아 전 지역에서 펼쳐진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경기 결과를 확인하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날 필리핀 바콜로드에서 열린 중국(68위)과 필리핀(127위)의 경기는 0-0로 마쳤다. 중국은 약체로 평가되는 필리핀에 득점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태국(114위) 또한 아랍에미리트(UAE·66위)를 2-1로 잡았다. 중동에서도 이변은 속출했다. ‘아시아 강호’ 이란(23위)은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피파 랭킹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이날 바레인(105위)에 1-0으로 잡히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충격적인 결과는 팔레스타인에서 나왔다. 101위 팔레스타인이 사우디 아라비아(70위)의 맹공을 이겨내고 0-0 무승부 쾌거를 이끌어냈다.

최근 동남아 지역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이 축구에 투자를 집중적으로 하면서 발전하고 있다. 중동에서도 전통 강호로 불리던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가 더 이상 아시아 지역 예선을 쉽게 풀어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오는 2020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카타르가 자국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축구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했고 이라크 역시 국제 대회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더 이상 아시아 축구라고 무시해선 안 되는 상황이다. 벤투호도 이번 북한전을 통해 경각심을 갖고 아시아 지역 예선에 임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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