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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PO는 ‘염·장’ 시리즈…누구 속이 더 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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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키움 오늘부터 5전3승제 격돌

백업선수 출신 두 감독 지략 대결

감독과 프런트로 4년간 호흡 맞춰

1차전 선발투수는 김광현-브리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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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SK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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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만나는 정규리그 2위 SK 와이번스와 3위 키움 히어로즈. 두 팀의 대결은 여러모로 화제인데, 그중에서도 2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염경엽(51) SK 감독과 장정석(46) 키움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이른바 ‘염·장 시리즈’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감독의 첫 만남은 23년 전인 1996년으로 거슬러 간다. 염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내야수였다. 외야수였던 장 감독이 그해 같은 팀에 입단했다. 둘 다 백업 선수였다. 염 감독은 2001년, 장 감독은 2004년 은퇴했다. 이후 염 감독은 현대, LG 트윈스, 넥센의 프런트와 코치를 거쳤다. 장 감독은 현대, 넥센에서 기록원, 매니저, 운영팀장 등을 경험했다. 그러다 2013~16년 염 감독이 넥센 지휘봉을 잡은 동안 한층 가까워졌다. 장 감독은 염 감독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1군 매니저와 운영팀장을 맡았다. 장 감독은 평소 “염 감독님은 입이 짧다. 그래서 음식을 잘 못 드시는데 그게 항상 걱정”이라고 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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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 키움 감독.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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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은 늘 서로를 응원하고 염려했다. 하지만 이제는 잊어야 한다. 2017년 염 감독이 SK 단장으로 부임하자 장 감독이 염 감독의 후임으로 키움을 맡았다. 서로 다른 길로 걷게 됐다. 올해는 염 감독이 SK 사령탑에 올라 서로에게 칼날을 겨눴다. 염 감독은 1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PO 기자회견에서 “장 감독님과 인연이 깊고, 키움에는 내가 키운 제자들도 많다. 모두 잘하면서 경기는 내가 이겼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두 감독의 야구는 모두 데이터를 중시하는 스타일이다. 염 감독은 2014년 넥센을 창단 후 처음 한국시리즈(준우승)에 올려놓았다. 통계·확률 위주의 야구를 통해서였다. 장 감독도 전력분석 인력을 코치로 임명하는 등 데이터 야구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두 감독을 옆에서 지켜본 김치현 키움 단장은 “두 감독 모두 데이터 야구를 바탕으로 선수들의 장점을 부각하는 야구를 추구한다. 다른 점은 염 감독의 경우 넥센 시절, 교체와 작전을 조금 더 빨리 다양하게 구사했다. 반면 장 감독은 선수들에게 더 맡기고 인내심을 발휘하는 타입”이라고 비교했다.

단기전에 들어서자 장 감독에게서 염 감독 스타일이 보였다. 장 감독은 LG와 준PO에서 빠른 투수 교체로 승리를 챙겼다. 염 감독도 “준PO 1차전에서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83구만 던졌는데 교체하더라. 그렇게 빠르게 결단하기 쉽지 않은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이어 나온 불펜진이 무실점으로 막아주면서 키움은 1-0 승리를 챙겼다. 장 감독은 “염 감독님은 철저하고 완벽하다. 옆에서 많이 배웠고, 감독이 되어서는 활용하는 부분이 많다. 지금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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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석(왼쪽) 키움 감독과 염경엽 SK 감독이 13일 PO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리즈를 4차전까지 갈 것으로 나란히 전망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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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야구를 하는 두 팀은 올해 정규리그 맞대결에선 8승8패로 팽팽했다. 두 팀은 지난해 PO에서도 만났는데, 당시엔 SK가 3승2패로 이겼다. SK가 1, 2차전을 이겼고, 키움이 3, 4차전을 이겼다. 5차전은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이었는데, 결국 SK가 한국시리즈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해 장 감독은 시즌 개막 전부터 “지난해 아쉬움의 눈물을 올해는 기쁨의 눈물로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올해 PO 1차전 선발투수는 지난해 PO 1차전과 똑같다. SK는 김광현, 키움은 브리검이다. 두 투수 모두 지난해는 부진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송성문에게 홈런 2방을 맞는 등 안타 8개를 내줬고 5실점 했다. 브리검도 4이닝 동안 최정, 김강민에게 홈런을 맞으며 5실점 하고 강판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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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키움 정규 시즌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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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규리그만 놓고 보면 김광현과 브리검 모두 성적이 확 올랐다. 김광현은 17승 6패, 평균자책점 2.51이다. 몸 상태가 팔꿈치 수술 이전으로 돌아가면서 시즌 개인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키움을 상대로 올해 4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괜찮다. KBO리그 3년 차인 브리검은 정규리그에서 13승 5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한국에 온 뒤 최고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SK를 상대로는 1승 2패, 평균자책점 4.58로 좀 부진했다. PO 1차전은 14일 오후 6시 30분 인천에서 열린다.

인천=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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