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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챔피언' 고진영 "세계 1위? 난 그냥 스물 다섯 살의 고진영"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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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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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올 시즌 미국을 넘어 한국 메이저 대회까지 접수한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은 어느 때보다 환하게 웃었다.

고진영은 13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1개를 맞바꾸면서 이븐파 72타를 기록, 최종 합계 3언더파 285타로 최혜진, 이소미 등 공동 2위 그룹(2언더파 284타)를 1타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이로써 고진영은 지난 2017년 9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2년 1개월 만에 KLPGA투어 통산 10승을 완성했다. 우승 상금 2억을 받았다. 대회 직전 우승 공약으로 내건 ‘우승컵 소맥 마시기’ 세리머니 역시 화끈하게 해냈다. 우승컵에 맥주가 가득 차자 대회 관계자에게 소주를 섞어달라고 요청한 뒤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자신을 지지하는 국내 팬 앞에서 어느 때보다 달콤한 술 맛을 봤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 두 차례 포함, 4승을 거두면서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 등 전 부문 1위를 고수하는 고진영은 KLPGA투어까지 접수하면서 시즌 5번째 우승을 해냈다. 특히 난코스로 불리는 블루헤런 코스에서 국내 선수 뿐 아니라 박성현, 배선우 등 해외 투어에서 활동하는 실력파가 모두 고전한 가운데 그는 냉정하고 침착한 샷으로 우승을 품에 안았다. 3라운드에서도 파만 17개를 해내면서 단독 선두로 올랐고, 최종 라운드에선 막판 우승 경쟁한 유해란 이소미 등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를 때 안정적인 샷으로 세계 1위다운 관록을 뽐냈다. 최종 18번 홀(파5)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파 퍼트에 성공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다음은 고진영과 일문일답

- 우승 소감은.
후원사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기쁘다. 3년 전 우승과 지금 우승은 많은 차이가 있다. 그때도 최선을 다했고 오늘도 최선을 다했다. 다만 오늘 더 타이트했다. 스코어보드 보지 않았지만 (우승 경쟁한) 해란이나 다른 조 선수가 다 잘치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 경기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 3년 전과 어떠한 차이가 있나.
일단 후원사가 다르다.(웃음) 그땐 한국 투어에서 뛰었고 미국으로 가기 전 활발하게 하고 있을때다. 이번엔 미국 투어에서 활동하다가 2주 연속 한국에서 플레이했다. 그때와 뛰는 투어도 다르고 내 골프도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래도 언제나 우승은 좋다.

- 파가 많이 나오는 경기 흐름이었는데, 부담은 없었나.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파를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코스다. 보시는 분과 치는 사람은 다르다.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코스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지루함이 베스트’라고 생각했다. 파가 많아도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파를 목표로 플레이했다.

- 소맥 우승 공약을 지켰는데.
비율이 아쉬웠다. 그래도 맛있게 마셨다.(웃음) (비율이 적었다는 건?) 소주 양이 조금 적었다.(웃음)

- 국내 대회에서 2주 연속 우승권 성적을 냈는데,.
지난 주도 샷이나 모든 게 좋았다. 다만 그린 플레이가 아쉬웠다. 이번 주도 아쉬운 건 있지만 지난 주와 비교해서 퍼트가 견고했다. 실수할 거리 퍼트도 실수하지 않았다. 팬들도 지난 대회에 아쉬워하셨기에 이번 주에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

- 퍼트 수정을 두고 미국 현지 코치에게 영상을 보내면서 피드백을 받았는데.
문자 메시지로 주고받는 건 한계가 있다. 100% 완벽하게 피드백을 주고받은 건 아니다. 그러나 어느정도 도움이 됐다. 이번 대회 첫날, 둘째날 라운드 끝나고 퍼트가 아쉬워서 동영상 포털사이트를 통해 (내가) 퍼트를 잘한 시즌을 찾아봤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확인했다. 그런 부분 신경쓰면서 3~4라운드에 임했는데 도움이 됐다.

- 향후 계획은.
중국 상해~부산 BMW레이디스~대만 대회에 연달아 참가한다. 이후 한국에서 쉬다가 (시즌 최종전인) CME 대회 나가려고 한다.

- 주변에서 세계 1위의 상징성을 언급하는데.
글쎄 난 잘 못 느낀다. 그냥 스물 다섯 살(한국 나이)의 사람 고진영이다.(웃음)

- 라운드 중 갤러리나 미디어를 가장 의식하지 않는 선수라고 하는데.
다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방해가 된다고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본다. 지나가면서 ‘예쁘다, 우승하라’고 해주시니까 조금 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 것 같다.

- 후배 이정은이 한국 선수 5번째로 LPGA 신인상을 받았는데.
나도 지난해 아시안 스윙 하기 전에 신인상을 거의 확정했다. 그래서 편하게 아시안 스윙에 참가한 적이 있다. 정은이가 한국 선수 5번째로 수상했는데 대견하다. 정은이가 예전에 미국행을 고민했을 때 내게 물어본 적 있는데 ‘무조건 오라’고 했다. 언니들도 ‘안 가도 후회, 가도 후회’라고 말씀하시는데 ‘가서 후회하는 게 낫다’고 했다. 많은 한국 선수가 미국이라는 큰 땅에서 외국 선수와 경쟁하면서 국위 선양한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다.

- 남은 시즌 이루고 싶은 것.
지난 2주간 한국에서 대회하면서 너무나 행복한 시간이었다. 미국에서 더 행복한 투어 하고 싶다. 많은 게 있지만 가장 받고 싶은 건 베어 트로피(Vare Trophy)다. 상금 등 여러가지 타이틀이 있지만 그런 건 내가 제어할 수 없다. 베어 트로피는 다른 선수도 잘 하고 있기에 내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것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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