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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비율이 아쉬웠어요"…소맥 우승 공약 지킨 고진영의 한마디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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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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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우승 공약을 이행하는 ‘세계 1위’ 고진영(24)의 미소는 어느 때보다 밝았다.

여자 골프의 대세인 고진영이 미국에 이어 한국 메이저 대회까지 접수했다. 고진영은 13일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 골프클럽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1개를 맞바꾸면서 이븐파 72타를 기록, 최종 합계 3언더파 285타로 최혜진, 이소미 등 공동 2위 그룹(2언더파 284타)를 1타 차이로 따돌리고 정상에 섰다. 이로써 고진영은 지난 2017년 9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이후 2년 1개월 만에 KLPGA투어 통산 10승을 완성했다. 우승 상금 2억을 받았다.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 두 차례 포함, 4승을 거두면서 상금랭킹과 올해의 선수, 평균타수 등 전 부문 1위를 고수하는 고진영은 모처럼 KLPGA투어에서도 우승을 해내면서 여자 골프 대세임을 입증했다.

특히 난코스로 불리는 블루헤런 코스에서 국내 선수 뿐 아니라 박성현, 배선우 등 해외 투어에서 활동하는 실력파가 모두 고전한 가운데 그는 냉정하고 침착한 샷으로 우승을 품에 안았다. 3라운드에서도 파만 17개를 해내면서 단독 선두로 올랐고, 최종 라운드에선 막판 우승 경쟁한 유해란 이소미 등이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를 때 안정적인 샷으로 세계 1위다운 관록을 뽐냈다. 최종 18번 홀(파5)에서 우승을 확정하는 파 퍼트에 성공한 뒤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주류회사가 스폰서로 나서는 대회인만큼 이 대회는 우승자가 트로피에 맥주를 담아 마시거나 동료 선수가 맥주를 뿌리면서 축하하는 게 전통이 됐다. 지난 2009년에도 우승자인 서희경이 동료 선수에게 맥주 폭탄을 맞기도 했고 2016년 우승자인 고진영은 트로피에 담긴 맥주를 한꺼번에 들이마셔 눈길을 끌었다. 대회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술과 관련한 우승 공약으로 재미를 줬다. 고진영은 당시 “소맥을 좋아하니까 그렇게 하겠다면서 트로피 절반 수준의 양을 마셔보겠다고 당차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우승에 골인한 고진영은 트로피에 맥주가 담겨지자 대회 관계자에게 소주 특정 브랜드를 언급하며 섞어달라고 요구해 웃음을 줬다. 대회 관계자는 스폰서 소주 제품 2개를 들고나와 트로피에 부었는데 고진영은 주저하지 않고 마시기 시작했다. 스스로 약속한대로 고진영은 꽤 많은 양을 마셔 박수를 받았다. 고진영은 시상식 직후 “(소맥) 비율이 아쉬웠다. 그래도 맛있게 마셨다”고 웃었다.

세계 1위 타이틀을 안고 2주 연속 국내 대회에 출전한 그는 내심 부담이 따랐다. 그러나 지난 주 하나금융그룹 대회 공동 4위에 이어 이 대회 우승을 거머쥐면서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고진영은 “지난 주도 샷이나 모든 게 좋았다. 다만 그린 플레이가 아쉬웠다. 이번 주는 퍼트가 견고했다. 실수할 거리의 퍼트도 실수하지 않았다”며 “팬들이 지난 대회에 아쉬워하셨기에 이번 주에 더 잘하려고 노력했다”고 웃었다. 올 시즌 ANA인스퍼레이션, 에비앙 챔피언십 등 LPGA 메이저 대회를 두 번이나 제패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국내 팬 앞에서 해낸 우승이어서 더욱 값지다. 이날 트로피에 들이킨 ‘소맥’은 고진영에게 평생 잊기 어려운 꿀맛 같은 맛이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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