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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연재] 인터풋볼 '최인영 칼럼'

[최인영 칼럼] '자습서'를 준비하는 축구 선수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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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인터풋볼] 골키퍼는 이제 더 이상 기피 포지션이 아니다. 그만큼 현대 축구에 있어서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우리는 골키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인터풋볼'이 준비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월드컵 최초의 무실점 경기 골키퍼이자, 골키퍼의 스타플레이어 시대를 열었던 '레전드' 최인영이 차원이 다른 축구 이야기를 들려준다. [편집자주]

모든 선수들은 감독의 전술이나 지시를 받고 경기장에 들어간다. 경기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는 본인이 판단하고, 결정하고, 행동한다.

어린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플레이를 하면서 눈과 귀는 벤치에서 지휘하는 감독에게 향해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감독이나 코치의 꼭두각시가 되어 벤치에서 지시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결정 못하여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생긴다.

U-13 대회에서는 밖에서 지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본인이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서 선수생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제 선수들은 스스로 자습서를 만들어 준비하는 것, 즉 매뉴얼을 만들어 놓고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할 때라 본다. 당연히 기본 매뉴얼은 포지션에 따라 다를수 있다.

골키퍼로 선수 활동을 하고 지도자를 해본 경험을 토대로 기본 매뉴얼을 만든다면 5개 정도의 기본을 가지고 경기에 출전하는 매뉴얼을 만들 수 있다.

첫 번째는 골키퍼로서 나가야 할 때와 기다릴 때를 판단하는 것. 상대 팀의 침투 패스 시 수비가 상대 공격수보다 앞서 있으면 나가는 것이 아니라 뒤로 처져서 수비에게 패스를 처리하거나 아니면 말로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상대 크로스 처리 방법. 상대 선수가 헤더로 골을 연결하려고 하는지와 골로 헤더와 슛을 연결시키기가 가능한지를 판단하면 된다. 직접 헤더로 가능한 지역에 있다면 나가서 직접 볼을 소유하거나 볼을 펀칭을 위험지역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골로 연결되는 것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우천 경기 시. 비가 내리는 날은 볼을 잡을 것인지 펀칭으로 쳐내는 것이 현명한지를 판단해두어야 한다. 볼도 미끄럽고 운동장도 미끄럽기 때문에 판단이 늦을수록 위험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운동장 주변의 환경을 살펴 놓는 것. 물이 고여 있는 곳과 아닌 곳을 판단 해두면 운동장에서 벌여지는 상황에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다.

네 번째는 볼의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빨리 판단하여 처리한다. 우리 팀의 공격전환에 빨리 처리하는 것이 이롭다 할 때는 빨리 처리해줘 공격의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고 도리어 늦추는 것이 팀의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면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격수와 정면에서 1대1 상황과 측면에서 1대1에서 활동하는 방법이다. 정면에서는 어느 정도 각도를 줄이고 나가서 방어를 해야 하지만 측면에서는 너무 나가지 않고 방어를 하는 것이다. 측면에서는 너무 나가면 쉽게 공간을 내줄 수 있기 때문에 각도만 줄이는 방법이 골을 허용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

기본 매뉴얼만 본인이 숙지하고 출전한다면 실수를 최소화하고 자신감 넘치는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최인영(1994년 미국 월드컵 국가대표 골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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