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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경기장에 '전범기' 형상 깃발…여전히 부족한 문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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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일 호치민 쏭낫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치민과 사이공의 경기 도중 일부 팬이 전범기 형상의 깃발을 흔들고 있다.호치민 | 정다워기자


[호치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전범기’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에서 등장하는 골칫거리다.

20일 베트남 호치민의 쏭낫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치민 시티 FC와 사이공 FC의 2019시즌 V리그 24라운드 경기는 어느 때보다 흥미롭게 흘러갔다. 정해성 감독이 이끄는 홈팀 호치민이 선제골을 넣은 가운데 사이공 선수 한 명이 퇴장 당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하게 호치민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사이공이 의외의 동점골을 넣으며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호치민은 침착하게 경기를 운영했고, 이후 3골을 뽑아내며 4-1 대승을 거뒀다. 홈에서 준우승을 확정하는 의미 있는 경기였다.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지만 경기장 한 쪽에서 펄럭이는 전범기 형상의 깃발은 아쉬움을 남겼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팀들은 관중석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그룹을 형성해 응원하는 경우가 많다. 호치민도 마찬가지였다. 곳곳에 응원 조직이 나름의 구성으로 응원전을 펼치는데 골대 뒷쪽 한 편에 자리 잡은 일부 팬은 전범기에서 모티브를 딴 듯한 대형 깃발을 끊임 없이 흔들었다. 이른바 ‘욱일승천기’ 모양으로 일본의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도구다. 전범국인 일본이 전 세계에 전쟁을 일으킬 때 전범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과거 독일 나치가 하겐크로이츠 문양을 국가 이미지로 사용했던 것과 같은 맥락에 있다.

하겐크로이츠 문양은 전 세계에서 금기 사항으로 통하지만 욱일기의 경우 상대적으로 문제의식이 약한 편이다.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여러 인물, 단체에서 욱일기 형상을 사용해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우리 정부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전범기인 욱일기 사용 금지를 요청한 것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안 별로 판단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밝혀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 전쟁으로 아픔을 겪었던 베트남조차 욱일기의 정확한 의미와 상징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에서는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최근 전 세계 주요 언론에 도쿄올림픽 욱일기 응원 허가에 관한 제보 메일을 발송하는 등 적극적인 운동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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