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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이슈 박항서의 베트남

박항서에 아시안컵 결승 요구하던 베트남, 비판 여론에 '뒤늦은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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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8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8강 베트남과 시리아의 경기가 지난해 8월27일 인도네시아 브카시의 패트리어트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국기에 대한 경계를 하고 있다. 브카시 | 최승섭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재계약을 앞두고 무리한 요구로 박항서 감독을 압박하던 베트남축구협회가 뒤늦게 꼬리를 내리고 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지난 7월 박 감독과의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를 했다. 바로 2023년 아시안컵에서 결승에 가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박 감독과 베트남축구협회의 계약은 다음해 1월 종료되는데 10월부터는 계약 연장 협상을 하게 되어 있다. 베트남축구협회는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조항을 삽입하려 한 것이다. 박 감독 측 핵심 관계자는 “협회 중요 관계자의 입에서 아시안컵 결승 진출이라는 말이 나왔다. 더 큰 문제는 베트남 언론에 이를 흘려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실제로 베트남축구협회 부회장이 공식석상에서 아시안컵 결승 진출에 대한 바람을 드러내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박 감독이 상당한 압박과 부담을 호소했다”라고 밝혔다. 결국 재계약 논의는 박 감독의 요구로 중단됐고, 아직 협상이 재개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 베트남축구협회가 뒤늦게 오리발을 내밀고 있다. 지난 12일 본지에서 베트남의 아시안컵 결승 요구 사실을 보도하자 현지 언론에서도 비판적인 시선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라 대부분의 매체가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결국 입장이 곤란해진 베트남축구협회는 계속해서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하고 있다. 박 감독 관계자는 “베트남 언론과 대중이 너무 과한 요구를 한다며 비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니 이제 와서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다. 7월까지만 해도 은근슬쩍 압박을 주더니 책임 회피성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라며 베트남축구협회 측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감독 부임 후 베트남은 전례 없는 황금기에 접어들었다. 23세 이하(U-23) 선수들이 출전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어진 아시안게임에서도 4강에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아시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A대표팀의 성과도 확실했다. 베트남이 무엇보다 염원했던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에 챔피언에 등극하며 동남아시아 최강자 타이틀을 가져갔다. 올해 열린 아시안컵에서도 12년 만에 8강에 올라 ‘탈동남아’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이룩한 성과만으로도 재계약의 주도권은 박 감독에게 있어야 하는데 베트남축구협회는 조금이라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식 밖의 요구를 했다.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7위로 아시아에서는 15위에 불과하다. 한국조차 쉽게 오르지 못하는 아시안컵 결승 진출을 조건으로 다는 것은 무리수 중의 무리수다. 그마저도 사실을 부인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베트남축구협회가 시도하는 경솔한 언론 플레이는 재계약 협상을 앞둔 박 감독의 마음을 더 상하게 할 뿐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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