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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눈물의 700경기' 이동현 "깨끗이 인정하고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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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 타이거스와 LG 트윈스 경기. LG 이동현이 역투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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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팔꿈치 인대를 LG 트윈스에 바치겠다던 사나이 이동현(36)이 은퇴를 선언했다. 구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이동현의 뜻은 변함이 없다.

이동현은 지난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경기, 2-5로 뒤진 7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동현의 개인 통산 700번째 등판이었다.

700경기 등판은 KBO리그 역대 12번째 대기록이다. 우완 정통파로는 송신영에 이어 두 번째. 2001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동현이 19년에 걸쳐 한 팀에서만 쌓아올린 기록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이닝을 끝내고 덕아웃으로 돌아간 이동현은 눈시울을 붉히더니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 장면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돼 화제를 모았다. LG 팬들은 프랜차이즈 스타의 눈물에 감동하며 박수를 보냈다.

이틀 뒤 24일에는 언론 보도를 통해 이동현이 은퇴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구단은 서둘러 "만류 중"이라고 밝혔지만 이동현은 이미 마음을 굳힌 후였다.

700경기 등판 다음날인 23일 뉴스1과 만난 자리에서 이동현은 은퇴를 결심했음을 털어놨다. 단, 구단과 조율할 것들이 남았다는 이유로 보도를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부진한 성적(36경기 2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7.93)을 거뒀던 이동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호주 스프링캠프 때부터 은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재기하지 못할 경우 미련없이 유니폼을 벗겠다는 것이 이동현의 계획이었다.

이동현은 "올해도 좋은 성적이 나지 않는다면 은퇴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혹시라도 700경기를 달성할 기회가 있다면, 그 경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명예회복을 꿈꾸며 캠프에서 매일 아침 7시 아침훈련을 소화하는 등 새로 부임한 최일언 코치와 함께 노력했으나 결국 이동현은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많은 훈련량 탓에 시범경기 막바지 어깨 통증이 발생한 것이 뼈아팠다.

재활로 시즌을 시작한 이동현은 2군에서 은퇴를 결심했다. 마무리 투수로 성장한 고우석,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정우영 등 팀 불펜이 젊은 피로 짜임새를 갖춰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물러날 때라고 판단했다.

이동현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준다는 상투적인 말은 하고 싶지 않다. 그냥 후배들에게 밀렸다고 깨끗하게 인정했다"며 "구차하게 '경기에 내보내달라'고 하는 것보다 내가 직접 결단을 내리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했다"고 은퇴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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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이동현이 지난 22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700경기 등판을 마친 뒤 눈물을 보이고 있다. (SPOTV 중계화면 캡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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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경기 등판 기록을 달성한 뒤 덕아웃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도 명확해졌다. 이동현으로선 은퇴경기를 마친 뒤였다. 눈물이 날 수밖에 없었다. 이동현은 "이제 마운드에 설 수 없다는 생각을 하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고 했다.

팬들은 이동현의 은퇴 소식에 아쉽다는 반응이다. 아직 이동현이 충분히 LG 마운드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이동현은 올 시즌 4경기에서 4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는 이동현처럼 경험많은 선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동현은 "후배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은퇴 의사를 고수했다. 일각에서는 이동현이 등떠밀려 은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사실과는 전혀 다르다.

이동현다운 은퇴다. 이동현은 데뷔 후 팔꿈치 수술만 3차례 받으면서 재기를 거듭해왔다. 700차례 마운드에 오르며 53승47패 41세이브 113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했다. 수술 후 "마지막 인대는 LG에 바치겠다"는 말로 LG 팬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누구보다 LG가 잘 되길 바라는 선수가 바로 이동현이다.

스스로 은퇴 시기를 결정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어떻게든 현역 생활을 연장하려는 것이 선수 말년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팀에 걸림돌이 되고 싶지 않았던 LG의 베테랑 투수는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유니폼을 벗기로 했다.
doctor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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