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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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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 기사로 투잡 뛰다가… MLB 투수로 '고속 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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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 트윈스의 도브낙, 4이닝 무실점 성공적 데뷔전

대학졸업 후 구단 지명 못받아 독립 리그서 시작해 레벨 급상승

조선일보

'평점 4.99의 우버 드라이버(4.99/5 Uber driver rating).'

미 프로야구(MLB) 미네소타 트윈스 우완 투수 랜디 도브낙(24·사진)의 트위터 프로필에는 '트윈스 투수'라는 소개에 이어 '우버 드라이버'라는 이력이 붙어있다. 그는 올해 초까지 비(非)시즌 때 우버 드라이버를 겸하는 마이너리거였다.

하지만 도브낙의 인생은 5개월 만에 확 바뀌었다. 그는 지난 10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서 6회 처음 빅리그 마운드를 밟아 9회까지 4이닝을 6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트윈스는 이날 인디언스에 2대6으로 졌지만, 진정한 승자는 도브낙이었다. 경기장을 찾은 그의 부모와 예비 신부, 예비 신부의 부모가 9회초를 막고 들어가는 그를 자랑스럽게 지켜봤다.

도브낙은 2017년 대학 졸업 후 프로구단 지명을 받지 못하자 회계학 전공을 살리느냐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느냐를 고민하다 먼저 야구로 승부를 걸기 위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작은 독립리그에 들어갔다. 그러다 시속 95마일(약 153㎞)에 이르는 강속구가 트윈스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그해 8월 트윈스 산하 루키 리그(가장 낮은 등급의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그는 지난해 초 여자 친구와 결혼을 약속한 뒤 비시즌 동안 우버 드라이버로 '투잡'을 뛰며 돈을 모았다.

도브낙은 올해 야구장에서 아무도 따라잡지 못할 '과속'을 거듭했다. 4월 트윈스 산하 싱글A 팀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해 더블A와 트리플A를 오가다 8월엔 빅리그 무대에 섰다. 올해 3개 레벨 마이너리그 22경기(선발 19경기)에서 11승3패 평균자책점 2.02를 올린 호투를 인정받았다.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늘 우버 드라이버 평점에서 5점 만점을 받았는데, 딱 한 사람이 4점을 줬다. 그 사람을 만나면 왜 1점을 깎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던 그는 10일 마운드에서 만점이나 다름없는 평점을 받았다. 트윈스의 로코 발델리 감독은 10일 경기 후 "도브낙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좋은 공을 많이 던졌고, 몇 차례 위기가 찾아왔지만 스스로 빠져나갈 길을 찾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제 도브낙에겐 다른 고민이 생겼다. 그가 예비 신부와 지난해 초 잡은 결혼식 날짜는 9월 29일. 트윈스와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맞붙는 날이다. 미네소타 지역 매체 트윈시티스닷컴은 "1년 반 전만 해도 이런 일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결혼 날짜를 다시 잡아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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