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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업자들이 외면하는 쑨양, 이대로라면 불명예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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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광주 전영민 기자]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 맥 호튼(23·호주)

“나를 존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중국은 존중해야 한다.” - 쑨양(28·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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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광주 남부대학교 시립국제수영장에서 열린 ‘2019 국제수영연맹(FINA)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400m 결승전 시상식에선 ‘무언의 전쟁’이 일었다. 쑨양이 3분43초17로 1등을 차지했는데 2위에 오른 호튼이 시상대에 오르지 않았다. 도핑 전력뿐 아니라 검사 회피 의혹을 받고 있는 쑨양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쑨양은 기록만 놓고 보면 역대 최고의 선수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종목 4연패를 달성했다. 그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에서 4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이는 그랜드 해켓(호주)이 유일했다. 더욱이 쑨양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만 메달 총 열 다섯 개(금10, 은2, 동3개)를 확보했다.

문제는 ‘전력’과 ‘의혹’이다. 지난 2014년 5월 중국반도핑기구(CHINADA)의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타났고 3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9월엔 도핑검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도핑시험관리(IDTM) 직원들의 테스트를 방해한 사실이 알려졌다. FINA는 쑨양에게 경고 조치로 사안을 마무리했는데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다. CAS의 판단이 늦은 바람에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고 쑨양이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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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호주와 미국 선수들의 비난이 거셌다. 호튼은 쑨양을 ‘약물 사기꾼’이라 지칭해왔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부터 독설을 쏟아냈다. 당시 올림픽 자유형 400m 2연패를 꿈꾸던 쑨양을 밀어내고 금메달을 차지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호튼은 쑨양과 라이벌이란 관계 형성에도 불쾌한 감정을 수차례 드러냈다. 호주 경영 대표팀 자코 베르하렌 총감독도 이번 대회 전 호주 매체 시드니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쑨양의 사례는 도핑방지 시스템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미국 대표팀도 이번 대회 기자회견에서 “도핑 전력이 있는 선수와 경기를 치르는 건 슬픈 일”이라고 비유했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쑨양은 대회 기간 중 “공개 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오는 9월 열리는 CAS 재판 과정을 공개하겠단 의미다. 그러나 약물의 효력이 일시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선수들을 설득할 효력이 없다. 이미 일이 벌어진지 약 10개월이 지난 시점, 공개 재판을 받겠다고 공언하는 것도 여론이 악화된 이후였다.

중국 팬들은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에서 붉은색 상의를 입고 현수막을 든 채 쑨양을 응원했다. 자국 팬은 열광적이지만 당장 동업자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쑨양. 이대로라면 남은 종목에서 메달을 추가한다 해도 불명예만 쌓이는 게 아닐까.

ymin@sportsworldi.com 사진=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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