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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역대급 ‘FA 한파’ 겪은 야구선수협 ‘4년 80억’ 상한제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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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선수 완화·최저연봉 인상 등

단서 붙었지만 반대서 입장선회

선수들 “보상규정 반드시 수정을”

올스타전 이후 구체적 협상할 듯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제도 개혁에 희망이 생겼다. 선수들이 FA 계약 상한제를 수용하기로 했다.

프로야구선수협회는 지난 15일 10개 팀 선수단 대표로 꾸려진 이사회를 열고 FA제도 개선안에 대해 협의했다. 지난해 9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이 제안했던 4년 80억원 상한제를 중심으로 팀별 의견을 수렴했고 이날 모여 논의한 결과 선수협은 FA 상한제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보상규정 완화(보상선수 폐지)와 FA 자격 취득기간 1년 축소, 최저연봉 인상 등 다른 안건들을 구단들이 수용해줘야 한다는 단서가 붙었지만 상한제 자체를 반대했던 지난해 입장에서 크게 물러났다.

FA제도가 바뀌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중소형 선수들의 발을 묶는 보상제도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BO가 FA 등급제와 함께 제시한 개선안의 골자가 FA 계약 총액 최대치를 4년 계약 시 80억원으로 제한한다는 것이었다. 선수협은 당시 완강하게 거부했다. 김선웅 선수협 사무총장은 “FA 계약 규모에 상한을 둔다는 것 자체에 반대한다. 일부 선수만 반대하는 것이 아닌 저연차 선수들도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뒤 KBO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까지 해 결과적으로 FA제도 개선의 협상 통로를 막아버렸던 선수협은 지난 5월 제소도 전격 취하했다.

지난해 선수협이 KBO의 제안을 단박에 거부한 결과, ‘최대어’로 불렸던 양의지는 4년간 총액 125억원에 NC로 이적해 ‘대박’을 쳤지만 대부분의 30대 고참인 중소형 FA들은 결국 2~3년에 20억원대 이하로 소속팀에 잔류했다. 보상규정에 발이 묶여 대부분 원소속구단 외에는 협상할 여지도 없었기 때문이다. 롯데와 2억원 차이를 좁히지 못한 투수 노경은은 현재 ‘FA 미아’가 돼 있다.

‘역대급’ 한파를 직접 목격한 선수들이 결국 공동의 위기의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선수협은 FA 상한제를 받아들이는 대신 보상권에서 보상선수를 없애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KBO와 10개 구단이 연봉 기준으로 A~C등급을 나눠 보상규정을 완화하려 제안한 등급제와는 조금 다르다. 한 중고참급 주축 선수는 “나이 많은 선배들이 잘 뛰다가도 FA를 선언하면서 야구를 그만두게 되는 일이 자꾸 발생하기 때문에 상한제를 받아들이더라도 보상규정은 반드시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구단들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각 선수단 대표는 지난 16~17일 각 선수단에 이사회 회의 결과를 알렸다. 선수협 역시 17일 KBO 측과 만나 협의안을 전달했다. KBO는 올스타전 이후 단장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2년여 동안 회장 없이 표류하던 선수협은 지난 3월 이대호(롯데)를 회장으로 선출한 뒤 제도 개선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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