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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KT 영건 삼총사 '우정과 경쟁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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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선발 배제성이 16일 잠실 두산전에서 4-1로 앞선 3회 역투하고있다. 2019.07.16.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우정과 경쟁이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다.

창단 후 줄곧 최하위권을 맴돌던 KT가 최근 상승세를 타며 창단 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에 1.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아직 시즌이 한참 남아있어 최종 결과는 알 수 없지만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다. 그 중심에 20대 영건 선발 삼총사가 자리잡고 있다.

KT는 최근 주축선수 부상에도 불구하고 대체선수들이 맹타를 터뜨리며 팀타율 0.278(3위)로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이 조화를 이루며 팀 방어율 4.67을 기록해 마운드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특히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와 윌리엄 쿠에바스 두 명 이외에 김민(20), 배제성(23), 김민수(27)로 이뤄진 토종 영건 선발진이 호투를 거듭한 게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지난 13일 NC전에서 김민수가 5.1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14일 경기에서는 김민이 7이닝 8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NC전 2연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특히 2연승은 그동안 승리가 없었던 창원원정에 거둔 것이라 기쁨이 더했다. 17일엔 배제성(23)이 바통을 이어받아 두산과의 경기에서 5.1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잠실 경기 첫 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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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민수가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KT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김민수는 시즌 13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9를 기록 중이다. 2019. 7. 6.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T는 올시즌 외국인선수 두 명과 해외파 이대은,FA 좌완 금민철, 그리고 2018 1차지명선수 김민으로 선발진을 구성했다. 시간이 흐르며 부상, 부진이 속출하는 가운데 이대은은 마무리로 돌아섰고 금민철은 2군을 오락가락했지만 배제성과 김민수가 선발진에 가세해 그 빈자리를 확실하게 메워주고 있다.

이들이 거둔 성적이 아주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지난해부터 선발진에 가세한 막내 김민은 올시즌 6승7패 방어율 4.57을 기록중이다. 지금 페이스라면 데뷔 첫 10승도 불가능하지 않다. 배제성은 4.79의 방어율에 4승7패를 기록중이다. 불펜에서 롱맨 구실을 하다 붙박이 선발로 돌아섰다. 140㎞후반의 속구에 체인지업 구사능력이 뛰어나다. 선발 등판 초기엔 불안한 면도 있었지만 갈수록 안정감을 더해가고 있다. 김민수는 이들 중 27살로 가장 나이가 많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5년 KT에 특별지명으로 입단해 상무복무도 마쳤다. 하지만 프로무대에서의 본격투구는 올해가 처음이나 다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불펜으로 시작해 선발로 전환하며 방어율 3.96에 3승2패 2세이브 1홀드를 기록중이다.

KT 이강철 감독은 “이들은 엇비슷한 나이라 그런지 서로 의지하면서도 묘한 경쟁관계가 있다. 하나가 못하면 같이 못하다가도 또 하나가 잘 하면 덩달아 같이 잘 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서로의 성적이 자극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16일 두산전을 앞두고 이 감독은 이런 얘기를 전하며 “앞선 경기에서 김민수, 김민이 잘 던졌다. 배제성이 자극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배제성은 감독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해 두산 강타선을 꽁꽁 묶으며 초반 승기를 가져왔다. 3연승 이전 등판에선 세 선수 모두 나란히 부진했다. 김민과 김민수는 한화전에서 5이닝을 못 넘기고 패전투수가 됐고 배제성도 키움전에서 2.2이닝만에 8실점 뭇매를 맞기도 했다. 아픔도 즐거움도 비슷한 사이클을 타는 묘한 경쟁과 협력관계다.

싱싱한 구위와 패기로 뭉친 이들에게 필요한 부분은 경험이다. 특히 붙박이 선발 로테이션에 처음 포함된 배제성과 김민수는 무더운 여름에 접어들며 다소 힘이 부치는 느낌이다. 오히려 가장 나이 어린 김민이 지난해 선발 경험을 토대로 체력적인 면에서는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행히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이 올해는 일주일이나 돼 천금같은 꿀맛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럭무럭 자라나는 영건 유망주들의 활약속에 대반란을 꿈꾸는 막내 구단 KT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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