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1 (수)

우승반지 낄수만 있다면…어디든 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스타 르브론 제임스는 데뷔 후 7년간 우승에 실패하자 2010년 여름 '역사에 남을 선수'가 되기로 한다. 제임스의 잔류를 부르짖던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팬들을 등지고 마이애미 히트로 이적한 후 다른 슈퍼스타 2명과 연봉 삭감까지 감수하며 새로운 슈퍼팀을 결성한 것. 떠나는 과정에서 팬들을 실망시키고 선수 간 담합 의혹을 낳는 등 엄청난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제임스에게 남은 건 파이널 우승반지 3개다.

#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 케빈 듀랜트는 무려 아홉 시즌 동안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자 2016년 놀라운 선택을 내린다. 직전 시즌 자신들을 서부 결승에서 꺾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의 이적은 자존심 문제뿐만 아니라 이미 당대 최고인 팀에 또 다른 슈퍼스타가 합류했다는 점에서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겁쟁이' 소리까지 들었지만 듀랜트는 이후 챔피언십 반지 2개를 가지게 됐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었던 이들의 선택 이후 NBA 특급 선수들의 가치관은 확실해졌다. 팀의 프랜차이즈로 남아 지역 팬들에게 존경받는 선수가 되기보다는 '반지가 몇 개냐'가 선수의 커리어를 결정 짓는다는 인식이 확실히 자리 잡는 분위기다.

이런 흐름과 맞물리면서 다음달 1일부터 시작되는 NBA 자유계약(FA) 시장은 어느 때보다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최고 스몰포워드로 꼽히는 듀랜트와 이적 첫해에 토론토 랩터스를 창단 첫 파이널 우승으로 이끈 카와이 레너드가 모두 FA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듀랜트는 이미 우승을 두 번 차지한 데다 스테픈 커리라는 부동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있는 골든스테이트를 떠날 가능성이 높다. 탄탄한 전력의 대도시, 팀의 중심을 보장받을 수 있는 브루클린 네츠와 뉴욕 닉스 등이 거론되는 반면 레너드는 토론토 잔류와 고향 지역인 LA 클리퍼스를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시즌을 위해 팀 샐러리캡을 확실하게 비워둔 이 세 팀은 다음 시즌 최소 특급 선수 2명 이상을 데려와 한 번에 대권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LA 레이커스는 제임스의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위해 엄청난 출혈을 감수하며 슈퍼스타를 영입했다. 현 리그 최고의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를 얻기 위해 유망주 세 명, 드래프트 1라운드 세 장 등 총 1대6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 아직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는 레이커스는 FA 시장에서 특급 스타나 준척급 또는 스타들을 추가 영입해 확실한 전력 상승을 노린다. 수준급 가드인 지미 버틀러(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수준의 영입이 성사되면 리그 판도를 바꿀 슈퍼팀으로 거듭날 수 있다.

제임스와 함께 우승을 경험했던 카이리 어빙(보스턴 셀틱스), 커리와 '스플래시 듀오'로 활약한 클레이 톰프슨(골든스테이트), 디앤절로 러셀(브루클린)도 다음 행선지가 궁금한 선수들이다. 어빙은 제임스의 그늘에서 벗어나겠다며 보스턴으로 이적했지만 2년간 실패를 경험했다. 또 다른 팀의 리더로 가기보다는 스타 선수 여럿이 뭉쳐 우승을 노려볼 만한 팀이 유력하다.

톰프슨은 골든스테이트에 잔류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커리 하나만으로도 샐러리캡 부담을 느끼는 구단이 톰프슨의 높아진 몸값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새로운 곳에서의 도전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용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