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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류, ‘투수들의 무덤’ 넘어 ‘사이 영’과 만날까 [성일만 야구선임기자의 핀치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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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투수 무덤’ 콜로라도 원정서 10승 도전
사이 영상 0순위 꼽히지만 최대 장애물 만나
평균자책점 고전했던 ‘천적 관계’ 청산 숙제


파이낸셜뉴스

LA 다저스 류현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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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클레멘스(당시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05년 1점 대 평균자책점(1.87)을 기록하고도 사이 영상을 놓쳤다. 수상했더라면 통산 8번째가 될 뻔했다. 그 해 21승을 거둔 크리스 카펜터(당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사이 영을 차지했다. 카펜터의 평균자책점은 2.83(5위).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는 2017년 다승 1위(18승) 평균자책점 1위(2.31)에 올랐다. 그 해 사이 영상 위너는 맥스 슈워저(워싱턴 내셔널스)였다. 다승 공동 4위(16승) 평균자책점 2위(2.51). 커쇼보다 탈삼진 수(268개-202개)에서 앞섰다.

슈워저는 지난 해 사이 영상 투표에서 2위를 차지했다. 평균자책점 3위(2.53) 다승 공동 1위(18승) 탈삼진 1위(300개)였다. 제이슨 디그롬(뉴욕 메츠)은 10승에 그쳤다. 평균자책점(1.70)이 전체 투수 가운데 유일한 1점대였다.

사이 영상은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다. 대통령 선거부터 초등학교 반장 선거까지 투표에는 늘 의외성이 뒤따른다. 일정한 경향은 있으나 확실한 법칙은 없다. 2016년 아메리칸리그 사이 영상은 많은 뒷말을 낳았다.

저스틴 벌랜더(당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평균자책점 2위(3.04) 다승 공동 5위(16승) 탈삼진 1위(254개)에 올랐다. 투표에서 벌랜더는 최다 1위 표를 휩쓸었다. 하지만 릭 포셀로(보스턴 레드삭스)에 밀려 2위에 그쳤다.

포셀로는 1위 표에선 뒤졌으나 무더기 2위 표를 쓸어 담았다. 벌랜더는 최다 1위 표를 얻고도 AL 사이 영상을 받지 못한 최초의 투수로 남았다. 포셀로는 다승(22승)에선 앞섰지만 평균자책점(3.15·5위) 탈삼진(189개·8위)에선 벌랜더에 뒤졌다.

류현진(32·LA 다저스)이 다양한 현지 매체로부터 사이 영상 0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MLB 센트럴'은 25일(이하 한국시간) 2019 내셔널리그 사이 영상 수상자로 류현진을 예상했다. 같은 날 'MLB.com'도 류현진을 0순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사이 영상은 사람에 의해 결정된다. 앞서의 예처럼 기록만 가지고는 사이 영상을 장담할 수 없다. 류현진은 26일 현재 압도적 평균자책점 1위(1.27)에 올라 있다. 2위는 2.56의 루이스 카스티요(신시내티 레즈). 다승(9승)도 공동 1위다.

탈삼진(90개)은 10위 권 밖이나 볼넷 허용 수(6개)에선 경쟁자가 없다. 2위 워커 뷸러(LA 다저스)는 13개. 기록 면에선 류현진을 능가할 투수가 없다.

21세기 들어 19명(중복 수상 포함)의 내셔널리그 사이 영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평균자책점 1위를 하고도 탈락한 투수는 12명이나 된다. 다승 1위에 올랐으나 사이 영상을 놓친 투수는 7명. 2014년 조니 쿠에토(신시내티 레즈)는 242개의 탈삼진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으나 사이 영상 투표에서 클레이튼 커쇼에 뒤졌다.

2003년은 유일하게 마무리 투수에게 사이 영상이 돌아갔다. 에릭 가니에(당시 LA 다저스)는 그 해 55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를 가장 돋보이게 만든 대목은 단 한 차례도 블론세이브를 하지 않았다는 점.

류현진은 29일 콜로라도 원정에 나선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야구장이다. 이곳에서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7.56이다. 자신의 통산은 2.91. 사이 영상으로 가는 길목에 놓인 최대 장애물을 만난 셈이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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