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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비보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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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댄싱 올림픽 정식종목 선정 임박 / 댄스배틀 형식으로 대결 메달 다퉈 / 스포츠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서핑도 정식 종목으로 잠정 승인 / 한국, 높은 수준의 비보이 많아 / 또 하나의 효자종목 가능성도

세계일보

춤으로 승부를 겨루는 브레이크댄싱이 26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2024 파리올림픽 종목으로 잠정 승인돼 정식종목 채택이 눈앞에 왔다. 사진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올림픽에서 열린 브레이크댄싱 경기 장면. AP연합뉴스


한국에서 ‘비보이’는 낯선 단어가 아니다. 2000년대 들어 여러 국제대회 등에서 한국의 춤꾼들이 뛰어난 성적을 올리며 이름을 날렸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의 한 부분이 된 덕분이다. 한국 비보이들의 활약은 이후 전 세계적인 K팝 열풍의 주춧돌이 되기도 했다.

이 비보이들의 활약을 올림픽에서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비보이들이 춤으로 승부를 겨루는 ‘브레이크댄싱’의 올림픽 정식종목 선정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6일 스위스 로잔의 스위스테크 컨벤션센터에서 제134차 총회를 열고 브레이크댄싱을 만장일치로 2024년 파리올림픽 종목으로 잠정 승인했다. 브레이크댄싱은 지난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청소년올림픽에 채택돼 큰 인기를 끈 종목으로 댄스 배틀 형식으로 대결을 펼쳐 메달을 다툰다. 브레이크댄싱과 함께 스포츠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서핑 등도 함께 정식 종목으로 잠정승인됐다. 2020년 1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이날 잠정 승인된 4개 종목이 최종 선택될 전망이다.

IOC는 매번 올림픽마다 개최국에게 일부 종목을 정식종목으로 제안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는 지난 2월 이들 네 개 종목을 제안하겠다는 뜻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네 종목 모두 현재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차세대 스포츠로 올림픽의 상업적 성공과 젊은 층으로의 확산을 도모하는 IOC의 전략과도 부합해 정식종목 채택이 유력했다. IOC는 이미 동계올림픽에 젊은층이 사랑하는 스노우보드, 모굴스키 등을 적극 도입해 안착시킨바 있어 브레이크댄싱을 비롯한 이들 종목이 하계올림픽에서 계속 생존할 가능성도 크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이들 4개 종목이 성(性) 균형을 이루는 데 공헌하고 젊은 세대와의 교감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들 종목의 정식종목 채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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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열린 제12회 전주비보이그랑프리 배틀 모습. 전주시 제공


이에 따라 한국은 순식간에 국제경쟁력을 갖춘 올림픽 전략종목을 한 개 더 손에 쥐게 됐다. 가장 권위있는 비보잉 세계대회인 '배틀 오브 더 이어'에서 2010년대 들어 3번이나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중이다. 지난해 유스 올림픽에서도 여자부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IOC 주관 첫 대회 메달리스트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5년 후 이뤄질 첫 올림픽에서도 충분히 메달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브레이크댄싱이 정식종목으로 계속 생존하게 되면 올림픽에서 한국의 또 하나의 효자종목이 될 가능성도 상당하다.

한편, 일본의 제안으로 내년 올림픽에 한시적으로 정식종목으로 복귀한 야구는 소프트볼, 가라테와 함께 다시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야구는 지난 1992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올라섰지만 세계최고선수들을 보유한 미 메이저리그 등의 불참으로 매번 흥행에서 참패하며 결국 2012년부터 올림픽 종목에서 제외됐었다. IOC와의 바람과 달리 야구 종목 전체가 젊은층에 점점 외면을 받고 있는 추세라 향후 올림픽 복귀에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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