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배영수 “감사한 마음으로 등판…어떤 상황이든 소중한 한 경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현역 최다 승(138) 투수 배영수(38·두산)는 21일 문학 SK전에서 4실점을 했다. 두산 이적 후 한 경기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다. 평균자책점도 5.34까지 치솟았다. 시즌 5점대 평균자책점은 처음이었다.

배영수는 6·7회를 완벽하게 막았으나 8회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무사 만루를 초래한 뒤 고종욱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박정준에게 공을 넘겼지만 와르르 무너졌다. 두산은 8회에만 볼넷 7개를 헌납하며 10실점을 했다. 역대 한 이닝 최다 볼넷 허용의 불명예 기록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종료 후 “내 욕심이 컸다”며 배영수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투수 교체 타이밍 미스였다는 뜻이다.
매일경제

두산 배영수는 18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그는 감사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배영수는 연투였다. 18일 1군 엔트리 복귀한 그는 20일 잠실 NC전에도 1이닝(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책임졌다. 20일 경기에 16구, 21일 경기 6·7회에 17구를 던졌다. 좀 더 길게 끌고 가려다 대량 실점을 한 셈이다.

배영수는 김 감독의 사과 전화에 “제가 더 죄송하다”며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후배에게 무거운 짐을 맡겼으니 모든 게 자기 탓이었다. 8회 첫 타자 최정을 볼넷으로 내주면서 꼬인 실타래를 만들었다고 자책했다.

사실 배영수는 두산의 배려에 감사해했다. 그는 7일 1군 엔트리에 제외됐다. 4월 2일 등록한 후 첫 말소였다. 6일 광주 KIA전에서 6피안타 4실점(1⅔이닝)으로 흔들린 후 다음날이었다.

배영수는 “복합적으로 안 좋던 시기였다. 불펜에서 (계속)대기하는 게 (생각 외로)많이 힘들다. 체력적으로도 쉬어야 했다. 날 배려해주셨다. 특별히 뭘 준비한 게 아니라 (11일간)2군에 가서 푹 쉬다 왔다”라고 했다.

배영수는 1군 복귀전에서 1이닝을 잘 막았다. 점수차가 컸지만 그의 투구는 상당히 역동적이었다. 적어도 SK전 6·7회를 막을 때까지 그랬다. 그 흐름을 과하게 끌고 갔다. 김 감독이 스스로 패착이라고 한 이유다.

그렇지만 배영수는 더 잘하지 못한 부분을 안타까워했다. 스스로 채찍질을 했다. 그가 다시 1군 선수단에 합류했을 때 그의 다짐도 그랬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을 따름이다.

배영수는 “다들 잘해주고 있는 만큼 (선배로서)나도 잘해야 한다. 꾸준하게 활약을 펼치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10-0이든 1-0이든 어떤 상황에서라도 호출을 받으면 감사한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스코어는 중요하지 않다. 내게는 모두 다 소중한 한 경기다. 그리고 열심히 공을 던질 뿐이다”라고 말했다.

배영수는 최근 야구장으로 가는 길이 행복하다고 고백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 잘 이겨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비록 SK전에는 잠시 삐끗했으나 푹 쉰 덕분에 속구, 밸런스 등이 나아졌다. 배려는 곧 믿음이라는 배영수다. 그 배려에 보답하고 싶은 배영수다. rok1954@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