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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3실점도 류현진에겐 '대형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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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승 달성, 3경기째 실패… 2실점 이하 행진 14경기로 끝나

6회 3대3 동점에서 내려와

조선일보

"그가 7회까지 못 던진 건 충격이다."(LA 다저스 전문 매체 '트루블루LA')

"3실점만 해도 '오늘 망했구나'란 생각이 든다."(김병현 MBC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빅리그 최고의 시즌을 보내는 류현진(32·사진·LA다저스)은 이제 웬만큼 잘 던져선 칭찬 듣기가 쉽지 않다. 다른 선수라면 '호투'로 평가받을 투구도 류현진이 하면 '평범하거나 부진'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만큼 류현진을 지켜보는 이들의 눈이 높아졌다.

류현진이 또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그는 23일 콜로라도 로키스와 벌인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회까지 6피안타 1볼넷 3실점(1자책) 했다. 3―3 동점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승패는 기록되지 않았다. 다저스는 연장 11회 말 알렉스 버두고의 끝내기 솔로포에 힘입어 5대4로 이겼다.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9승1패 그대로다. 평균자책점은 1.26에서 1.27로 약간 상승. 여전히 압도적인 이 부문 MLB 1위다. ESPN에 따르면 류현진은 1920년 이래 시즌 첫 15경기 평균자책점이 네 번째로 낮다. 알 벤튼(0.99·1945년)과 루이스 티안트(1.09), 밥 깁슨(1.21·이상 1968년)만이 그에 앞섰다. 올 시즌 개막 이래 14경기 연속 이어오던 2실점 이하 투구 기록은 깨졌다. 이 부문 최다는 1945년 알 벤튼(15경기)이다.

류현진은 지난 5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승리를 챙긴 이후 3게임 연속 승수를 못 쌓았다. 5월에만 5승을 거뒀던 그가 이달 들어 '아홉수'에 빠진 것이다. 투구 내용을 뜯어보면 실력보단 불운(不運)이 더 크게 작용했다.

이날 류현진은 1회 안타 2개를 내주며 첫 실점 했다. '천적' 놀런 에러나도(류현진 상대 통산 타율 0.571)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류현진은 1회 체인지업을 던져 안타를 2개 허용하자 2회부터 평소 구사율 10% 정도였던 커브볼을 적극 활용했다. 이날 기록한 탈삼진 5개 중 4개를 느린 커브로 잡아냈다. 투구 수 107개 가운데 26개(24%)가 커브였다.

위기는 3회 또 찾아왔다. 안타 2개와 볼넷 하나를 더해 2실점 했다. 다저스 내야 수비의 실책도 실점 빌미를 제공했다. 류현진이 집중력을 발휘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는 경기 후 "(수비 실책이 나왔을 때)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완벽하진 않았지만 선발투수가 할 역할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야수들이 실수했지만 류현진이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칭찬했다.

류현진은 오는 28일 또다시 로키스 타선을 상대한다. 이번엔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에서다. 로키스는 이번 시즌 원정에서 팀 타율 0.228(리그 29위)에 그치지만, 홈에선 리그 전체 1위(0.312)로 매우 강하다. 류현진의 쿠어스필드 통산 성적은 4경기, 1승3패(평균자책점 7.56)다.

[이순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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