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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이 강민호 보낸 롯데, 그 대가를 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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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사상 최초로 스트라이크 낫아웃 끝내기 폭투로 패배

연합뉴스

롯데 패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황당한 결말이었다. 롯데 자이언츠의 포수 고민을 더욱 깊게 만든 황당함이었다.

롯데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3-4로 졌다.

연장 10회말 무사 1, 2루의 위기에서 등판한 롯데 마무리 구승민은 채은성을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유도하고 불을 끄는 듯했다.

이형종을 거르고 이날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친 오지환을 상대한 구승민은 먼저 스트라이크 2개를 잡아냈다.

3구째 원바운드 직구에 오지환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여기까지는 계산대로였다.

하지만 포수 나종덕이 그 공을 제대로 블로킹하지 못했다. 공은 나종덕의 몸을 맞고 1루 측 LG 더그아웃 쪽으로 흘렀다.

상황은 긴박하게 돌아갔다. 3루 주자 김현수는 홈으로 뛰어 들어오고, 타자 오지환은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했다.

공이 흐른 방향상 나종덕에게 선택지는 1루뿐이었다. 다행히 공이 멀리 가지 않아 제대로 송구만 됐다면 오지환이 1루에서 아웃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나종덕은 마음이 급했던 듯 송구가 1루수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향했다.

그렇게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스트라이크 낫아웃 끝내기 폭투로 경기는 황당하게 마무리됐다.

구승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최하위 롯데는 최악의 방식으로 6연패를 당하며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롯데로서는 포수 나종덕의 블로킹은 물론 그 이후의 대처가 두고두고 아쉽다.

하지만 나종덕에게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롯데 프런트가 자초한 일이다.

롯데는 지난해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의 FA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7위로 처졌다.

하지만 롯데는 지난겨울 외부 영입에 나서지 않고 내부 육성을 택했다.

잠재력 있는 내부 자원을 키우겠다는 롯데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나무라기는 어렵다.

문제는 강민호가 있을 때 그를 대체할 포수를 전혀 키우지 않았다는 데 있다.

강민호가 떠난 뒤 갑자기 1군 기회를 얻은 포수 자원들은 경기를 치를수록 성장하기는커녕 부정적인 경험만 계속해서 쌓이며 자신감을 잃어가고 있다.

나종덕은 롯데가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지명할 정도로 잠재력을 높게 평가한 자원이다.

하지만 나종덕은 지난해 106경기를 소화하며 100경기 넘는 1군 경험치를 확보했지만, 공수에 걸쳐 모두 성장하지 못했다.

올해도 나종덕은 포구와 블로킹에서 여전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타율은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1할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롯데로서는 당장의 성적에만 급급하고 강민호 이후를 대비하지 않고, 그러면서도 아무 대안 없이 강민호를 떠나보낸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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