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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필드 위 철학자' 고진영, 도쿄올림픽 욕심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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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고뇌 즐기면서 철학적인 말 많이 하게 돼"

연합뉴스

US여자오픈에서 만난 고진영
[촬영 최인영]



(찰스턴[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여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 중 하나는 고진영(24)이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이고,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고진영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까지 제패한다면 여자골프 최강자로 더욱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다.

그러나 고진영은 그런 타이틀에는 큰 관심이 없다.

29일(현지시간)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만난 고진영은 "이번 대회에도 똑같은 선수들이 출전하고, 제 주변 사람들도 똑같다. US여자오픈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코스만 다를 뿐"이라며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보다 과정에 행복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행복한 선수가 되겠다'는 말은 최근 고진영 인터뷰에서 자주 나오는 말이다.

파운더스컵에서 시즌 첫 승을 거뒀을 때,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개인 첫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을 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을 때 고진영은 "그런 타이틀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골프는 인생의 한 부분"이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이처럼 달관의 경지에 이른 데 대해 고진영은 "철학적인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주변에 철학적인 친구가 많아서 그런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이어 "골프 자체가 외로운 운동이고, 제가 외동딸이어서 어렸을 때부터 혼자 생각할 시간이 아주 많았다"며 "지루할 수 있지만,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삶을 이끌어가고자 하는 바람이 있어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과정에서 행복해지자'는 인생관은 최근 2∼3년 사이에 정립했다.

고진영은 "어렸을 때는 겉으로만 철학적이었고, 지금은 좀 더 진정성 있게 삶에 대해 생각하는 나이가 된 것 같다"며 "22∼23세 정도, 완벽히 성인이 되고 난 뒤에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메이저 우승컵을 든 고진영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한 고진영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4.8 [Gabe Roux/LPGA 제공]



이런 고진영도 열망하는 대회가 있다. 바로 2020 도쿄올림픽이다.

고진영은 "지금 이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지금부터 내년 도쿄올림픽까지 1년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중요한 시기다. 도쿄올림픽에 나가고 싶다. 지금 1년을 후회 없는 시간으로 보내고 싶어서 진실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노력을 덜 하면 도쿄올림픽에서 아쉬움을 느낄 것이다. 그러고 싶지 않다. 당장 내일이 도쿄올림픽 금메달을 결정하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신중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도쿄올림픽을 중요시하는 이유를 묻자 고진영은 "한국 사람들은 국위선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도쿄올림픽은 일본에서 열려서 더욱 중요할 것 같다"며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1년을 보낸다면 저도 영광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에서 국위선양하는 날을 기대하며 고진영은 부모님, 친구들, 그리고 자신과 약속을 했다.

고진영은 "올림픽에서 좋은 결과를 내면 무엇인가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을 지키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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