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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신성‘ 가득한 포르투갈, 그래도 뚫을 구멍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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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이강인. PENTA PRESS


망망대해로 떠나는 항해에서는 파도를 잘 타는 것이 중요하다. 첫 파도를 잘 타면 이후 빠른 속도로 순항도 가능하다. 이는 U-20 월드컵이라는 항해에 나서는 '정정용호'도 마찬가지. 처음 만나는 큰 파도를 넘기만 한다면 목표로 삼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가 늘 목표로 해왔던 '1983년의 재현'에 또 한번 도전한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U-20 대표팀이 25일 오후 10시 30분 폴란드 남부 도시 비엘스코-비아와에 있는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는 것.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죽음의 조’로 꼽히는 F조에 소속됐다. 이중 1차전 상대는 포르투갈이다. 홈그라운드에서의 4강 진출을 목표로 뜨겁게 달렸던 지난 2017년 대회 16강에서 우리에게 탈락의 아픔을 안겼던 팀이다.

게다가 이번 대회에서는 다크호스로 꼽혔던 지난 대회와 달리 우승후보 전력을 꾸려 나타났다. 포르투갈은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U-19 챔피언십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U-20월드컵에 진출했다. 이 대회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7골을 뽑아내는 압도적 공격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유벤투스, 레알 마드리드 등 유럽 명문팀들의 스카우팅 표적이 되고 있는 프란시스코 트린카우(20·브라가)와 조타(20·벤피카) 등 공격진의 폭발력이 타팀을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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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드송 페르난데스


여기에 이번 대회에는 유럽 U-19대회에 나서지 않았던 특급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됐다. 가장 주목되는 선수는 제드송 페르난데스(20·벤피카). 이미 포르트갈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됐을 정도로 완성된 기량을 갖춘 중앙 미드필더로 벤피카에서 지난 시즌 1군에 데뷔해 포르투갈리그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에서 38경기나 소화했다. 프랑스 리그앙에서 뛰고 있는 하파엘 레앙(20·릴)도 요주의 인물. 188cm의 장신임에도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유한 윙 포워드로 이번 시즌 8골을 기록하는 득점력을 보여줬다. 여기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국내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풀백 겸 미드필더 디오고 달로트(20)의 이름도 U-20 대표팀에서 찾을 수 있다. 골을 노리는 공격진과 이들을 뒤에서 보좌하는 미드필더진 등에 유럽 전역이 주목하는 유망주들이 촘촘히 포진해 있는 선수 구성이다.

다만, 막강한 공격력에 비해 수비는 다소 헐겁다. 유럽 U-19 대회에서도 5경기 동안 7골을 내주는 등 경기당 1골 이상의 실점률을 보였다. 핵심플레이어들의 대부분이 공격 쪽에 치우친데다가 달롯, 루벤 비나그레(20·울버햄튼) 등 풀백들 역시 공격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큰 이번 대회에서도 이런 약점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관건은 한국이 포르투갈의 파상공세를 견뎌내고, 승리에 필요한 ‘한방’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될 수밖에 없다. 대표팀은 이를 위해 지난 3월 스페인 전지훈련부터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 전략을 꾸준히 갈고 닦아왔다. ‘한방’을 위한 인적 구성도 마련됐다. 포르투갈의 남유럽식 개인기 축구에 그 누구보다 익숙한 이강인(18·발렌시아)가 역습을 진두지휘하는 덕분이다. 이강인이 상대의 중원을 휘젓는 가운데 지난 2017년 U-20 월드컵 16강 진출의 주역 조영욱(20·FC서울)이 골문을 노린다. 지난 대회에 18세의 팀내 최연소 멤버로 최전방을 맡아 절묘한 침투능력을 보여준 조영욱은 2년 동안 K리그에서 기량을 더욱 키워 공격에 세련됨을 더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전세진(20·수원 삼성)도 날카로운 공격으로 포르투갈을 골문을 노린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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