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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부상선수 복귀 딜레마 '선수 출전의지와 선수 보호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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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정수빈이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 8회 타석에서 구승민이 던진 공에 등을 맞은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2019.4.28 잠실|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선수의 출전의지와 선수 보호 사이 균형 잡기 어렵네.’

갈비뼈 골절 부상을 당한 두산 외야수 정수빈(29)이 예상보다 빠른 복귀를 한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당초 아무리 빨라도 재활복귀에 최소 5~6주, 그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4주가 채 안된 24일만에 1군에 복귀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지난 21일 정수빈의 1군 복귀를 알리면서 “한 경기를 뛰었는데 본인이 통증이 전혀 없다고 하고, 코칭스태프도 올리는 게 낫겠다고 한다. 그래서 올리기로 결정하긴 했는데, 이래도 되는건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어색해했다. 보통 부상선수의 경우 부상 부위 완치를 확인한 뒤 몸을 다시 만들고 실전적응을 거쳐 복귀하게 된다. 그런데 정수빈의 경우는 아직 부상 부위가 완전히 낫지도 않았고, 단지 통증이 없어졌을 뿐이다. 또 실전 경기도 단 1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그러니 뭔가 미진한 부분이 있는가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김태형 감독은 “선수가 괜찮다고 하니 믿어야하지 않겠나. 또 2군 실전을 더 시키려고 해도 마침 경기 일정이 없다. 이래저래 1군에 예상보다 빨리 올릴 수 밖에 없었다”고 부연 설명을 하며 “FA자격 취득연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정수빈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자격을 취득하게 되지만 만약 올시즌 부상으로 1군 복귀가 많이 늦어진다면 자격 연한을 못 채울 수도 있다. 선수의 경기력 뿐만 아니라 사기 진작도 고려해야 하는 감독 입장에서는 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정수빈은 “FA자격취득 연한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아프면서 숨기고 뛰는 것은 절대 아니다. 통증이 전혀 없고 뛸만 하니까 복귀하는 것이다”라며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부상투혼’에 대한의 의심에 선을 그었다. 정수빈은 지금 당장 슬라이딩도 할 수 있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감독은 조심스러워하며 대주자·대수비 등으로만 기용하며 무리시키지 않을 생각이다.

두산 내야수 최주환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내복사근 부상으로 오랜시간 재활 치료를 하고 이제 막 배팅 훈련에 돌입했다. 본인은 다 나았다며 출전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코칭스태프가 좀 더 시간을 두며 최대한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도록 유도하고 있다. 정수빈과 달리 더 조심스럽게 다루는 이유는 한 번 복귀했다가 부상이 도져 다시 재활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시범경기에 내복사근 부상을 입은 뒤 4월 7일 복귀했지만 단 1경기를 뛰고 염증이 다시 생겨 엔트리에서 다시 빠졌다. 자칫 또 부상을 입는다면 복귀엔 지금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다. 최주환은 지난해 생애 최고 성적을 올리며 주가를 높였고 올해는 그 페이스를 이어 더 높이 날고 싶은 욕망이 강하다. FA취득엔 좀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역시 하루하루가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 프로야구에서는 아무리 주축선수라고 해도 부상을 입으면 최대한 완치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상례화됐다. 부상투혼이라는 이름으로 일찍 불러올려 선수생명을 단축시키는 우를 범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졌다. 하지만 대박의 기회를 향한 선수의 출전의지는 또 다른 문제이기도 하다. 메이저리그처럼 부상자리스트 제도가 있다면 FA취득 연한 등에 대해서는 신경을 덜 쓸 수도 있겠지만 아직 국내프로야구에는 없는 제도다. 감독들이 고민에 빠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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