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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5 (토)

여행이 즐거운 FC서울…'틀'도 '자신감'도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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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FC서울의 '즐거운 여행'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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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최용수 감독과 FC서울의 올 시즌 방향성은 '도전자'다. 최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좋은 선수들과 함께 우승을 바라보던 시절과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 우리는 쫓아가는 입장이다. 젊은 선수들과 함께 미래를 위해 '즐거운 여행'을 떠날 것"이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시즌 초반 좋은 성적이 유지될 때도 그는 "지금 순위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고 말하며 선수들을 향해 '호들갑 금지'를 선언했다. 지난 4월2일 울산 현대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했을 때는 "질 수는 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고 그것을 가지고 선수들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내용은 달라야한다. 지금 당장의 순위가 높이 있다고 이것이 진짜 우리 실력인지 착각한다면, 그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불호령을 내렸다.

지난달 28일 원정으로 진행된 디펜딩 챔프 전북 현대와의 첫 대결 때도 서울은 도전자다웠다. 당시 서울은 1-2로 패했는데, 졌으나 내용은 인상적이었다. 서울은 전반 32분만에 알리바예프가 퇴장을 당했고 44분 선제골까지 내주며 벼랑 끝에 몰랐다. 이런 상황에서 최용수 감독은 공격수들을 계속 투입했고 기어이 후반 43분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비록 추가시간에 '극장골'을 맞고 허탈하게 졌으나 용감무쌍했다.

그렇게 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는 2019년, 서울은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쫓아가겠다는 대상이 전북이나 울산이었는지 12라운드 현재 7승3무2패 승점 24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울산과 2점차에 불과하고 2위 전북과는 승점이 같고 다득실에서 순서만 가린 차이다. 결과물과 함께 여러 가지 고무적인 소득들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상주원정으로 펼쳐진 12라운드에서 서울은 3-1로 승리했다. 페시치가 선제골과 쐐기골로 멀티골을 작성했고 알리바예프는 1-1 상황에서 결승골을 기록했다. 해줘야할 선수들이 해준 경기였다.

지난 시즌 서울이 리그 11위까지 떨어진 여러 요인 중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상이 아쉽다는 평가가 적잖았다. 같은 맥락에서, 경기 내용은 나름 잘 풀고도 매듭을 짓지 못해 울상 지었던 경기들이 많았다. 그런 답답함을 풀어주길 바라며 영입한 이들이 세르비아리그 득점왕 페시치와 우즈베키스탄 대표팀 MF 알리바예프인데 흡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페시치는 6골로 득점 선두로 나섰고 알리바예프는 마수걸이 포를 터뜨렸다.

두 선수와 함께 전체적인 틀이 자리 잡는 모양새다. 공격진은 박주영과 페시치가 이끌고, 고요한-오스마르-알리바예프가 버티는 중원도 짜임새가 있다. 안정적 운영이 필요할 땐 정현철 카드도 보인다.

좌우 윙백 고광민-윤종규과 황현수-김원식(김원균)-이웅희 스리백도 점점 손발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유상훈이 앞서고 양한빈이 뒤따르는 수문장 자리도 든든하다. 기본적인 베스트11이 구성되는 듯하면서 동시에 내부경쟁도 펼쳐지고 있으니 감독으로선 뿌듯하다. 들쑥날쑥하던 근래의 서울과는 다른 점이다. 이젠 자신감도 뿌리 내렸다.

2018년 FC서울은 이기고 있어도 불안했다. 비기고 있으면 이기려는 투지보다 '지면 어쩌나' 두려웠다. 혹여 먼저 실점이라도 하면 만회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던 팀이다. 하지만 2019년의 서울은 달라졌다. 선수들 표정과 움직임이 딴판이 됐다.

'즐거운 여행'을 떠날 것이라던 최용수 감독의 각오와 잘 어울리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잘 쫓아가다보면, 앞지를 수도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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