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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양현종 무실점 역투, "김기태 감독님께 죄송하고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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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양현종이 1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응시하고있다. 2019.05.17. 대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김기태 감독님께 죄송하고 감사하다.”

KIA 양현종(31)이 눈부신 역투를 펼친 뒤 김기태 전 감독에게 감동의 승리를 선물했다.

양현종은 19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101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개인 2연패, 원정 7연패 사슬도 끊었다. 원정 승리는 지난해 8월 16일 롯데전 이후 9개월 여만이다. 양현종 호투 덕분에 KIA도 한화와의 대전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기록했다.

이날 양현종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지만, 최저 구속은 138㎞였다. 직구를 54개 던졌는데 완급 조절이 빼어났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은 각각 22개, 24개를 던졌다. 좌완 투수의 경우 좌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 우타자를 상대로는 체인지업으로 공략하는데 이날 제구가 되다보니 반대의 볼배합으로도 재미를 봤다. 우타자들이 슬라이더를 신경쓰다 체인지업을 그대로 흘려보내 삼진을 당하는 모습도 나왔다. 한화 이성열 등이 그렇게 삼진으로 돌아섰다.

양현종은 올시즌 극심한 부진과 불운에 시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9경기에서 단 1승(7패)에 그쳤고, 방어율도 5.36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 2일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거둔 뒤 안정을 찾았지만 이후 불운에 울었다. 지난 8일 두산전과 14일 KT전에선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2연속경기 패전의 멍에를 썼다. 1점만 내주고도 패배의 쓴맛을 봤던 양현종은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완벽투로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KIA는 지난 16일 김 전 감독이 갑작스럽게 자진사퇴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번 대전 원정 3연전부터 박흥식 감독 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고 있다. 박 감독 대행은 최대한 분위기를 밝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김 전 감독 사퇴 후 3일째 되던 이날은 그래도 경기 전 선수들끼리 장난치는 모습도 보였고, 곳곳에서 웃음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승리만큼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묘약도 없다. 박 감독 대행도 처음 1군 선수단을 맡은 날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젖은 듯 했다”고 말했다. 그런 면에서 팀의 완벽한 승리를 이끈 양현종의 역투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바로잡으려는 KIA에 큰 힘이 됐다.

양현종은 경기후 “컨디션이 좋아 직구 등 힘있는 구종으로 승부했다. 경기를 하면서 컨디션이 올라오는 스타일인데 5월 들어 많은 이닝을 투구하며 정상 컨디션을 찾아가고 있는 거 같다”며 “얼마전 김기태 감독님께서 물러나셨는데 에이스로서 제 역할을 못한 내 탓이 큰 것 같아 죄송했다. 그리고 정말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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