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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6 (목)

LG에서 KIA까지, 김기태 감독 퇴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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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IA 김기태 감독이 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에서 KT에 패한 뒤 팬들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를 하고 있다. 2019. 5. 15.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역사는 반복된다. 소속팀의 염원을 풀며 영웅으로 칭송받았던 김기태 감독이 5년 만에 다시 물러났다. 2013년 LG의 11년 암흑기를 끊었고 2017년에는 KIA를 8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었지만 최하위로 쳐진 소속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진다며 스스로 자리를 비웠다.

KIA 구단은 16일 광주 KT전을 앞두고 보도자료를 통해 김기태 감독의 자진사퇴를 발표했다. KIA 구단은 “김기태 감독이 지난 15일 최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해왔고 구단은 숙고 끝에 16일 김 감독의 사의를 수용했다”며 “이에 따라 KIA는 박흥식 퓨처스 감독을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 박 감독 대행은 17일 대전 한화전부터 지휘봉을 잡는다”고 밝혔다. 김 감독 또한 보도자료를 통해 “팀을 위해 책임 지고 물러나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면서 “팬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리지 못해 송구한 마음이다. 그동안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셨던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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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프로야구 삼성과 LG의 경기가 LG 김기태 감독이 없이 진행되는 감독이 있어야할 자리에 조계현 수석 코치의 가방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다. 2014. 4. 23. 대구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 감독은 약 5년 전인 2014년 4월 23일에도 자진사퇴로 소속팀을 떠난 바 있다. 당시 LG 사령탑을 맡고 있던 김 감독은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3연전 첫 경기서 1-8로 완패한 후 구단 수뇌부에 사퇴의사를 전달했다. 구단이 김 감독의 사퇴를 적극적으로 말렸으나 김 감독은 뜻을 굽히지 않고 코칭스태프에게 자리를 지켜줄 것을 당부하며 홀로 팀을 떠났다. 김 감독 사퇴 시점에서 LG는 4승 12패 1무로 최하위였다. 2013시즌 74승 54패로 최악의 암흑기를 겪었던 LG를 2위로 끌러올리는 거대한 성과를 냈으나 팀성적에 대한 책임, 오프시즌 구단과 마찰로 인해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이후 김 감독은 2014년 10월 KIA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두 번째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KIA 구단은 김 감독이 LG에서 선수단을 하나로 결속시킨 점을 높게 평가했고 KIA의 재건을 이끌 인물로 김 감독을 선택했다. 김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KIA의 포스트시즌 진출, 3년 만에 KIA의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3년 연장 계약도 맺었다. 하지만 지난해 2017시즌 우승 당시 주축이었던 베테랑 선수들이 일제히 하락세에 접어들었고 신예 육성에도 애를 먹으며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목표로 삼았으나 결과는 5위 턱걸이, 포스트시즌 진출이었다.

올시즌에 앞서 김 감독은 현실을 인정하고 리빌딩에 가속 페달을 밟을 것을 다짐했다. 하지만 ‘승리하는 리빌딩’이란 이상은 실현되지 않았다. 마운드에 젊은피를 전격 기용했지만 KIA는 지난 4월 21일 광주 두산전 패배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14일부터 최하위 다툼을 벌이는 KT와 홈 3연전에 임했는데 첫 두 경기를 내리 패한 후 팀을 떠날 것을 다짐했다.

김 감독은 2014년 10월 KIA와 감독 계약을 체결하며 “다시는 나 스스로 팀을 떠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두 번째 자진사퇴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끝내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LG와 KIA 모두 김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해에 핵심선수들 대다수가 30대였고 기량도 하향세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부임 당시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들고 최상의 결과를 내는 능력은 증명했으나 새 판을 짜면서 팀의 미래를 여는 모습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다. LG에서, 그리고 KIA에서도 김 감독의 커리어는 ‘미완’에 그쳤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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