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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빠르게 변신 중인 KT, 이강철 경험이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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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이강철 감독(오른쪽 셋째)이 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에서 KIA에 승리를 거둔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T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올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강철 감독의 다양한 경험이 투영된 덕분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KT는 지난 7일 사직 롯데전부터 15일 광주 KIA전까지 3연속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달성했다. KT가 3연속 위닝시리즈를 달성한 것은 지난해 5월 18일 NC전부터 27일 수원 LG전까지 달성한 이후 창단 두 번째다. 개막 5연패에 빠지는 등 시즌을 시작할 때에는 불안요소가 훨씬 많았지만 빠르게 안정을 찾기 시작한 것이 이전과 다른 부분이다. 이 감독은 “좋은 팀에서 여러가지 경험을 한 덕분에 선수단을 구성하고 시즌을 끌어가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출발단계라 아직 해야 할일이 많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잘 따라준 덕분에 잘 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기는 방법에 익숙해졌다는 게 고무적”이라고 밝혔다.

주전 베스트 9을 확정한 뒤 큰 틀에서는 선수단 구성을 좀처럼 흔들지 않는다. 베테랑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적절히 휴식을 부여하고 젊은 선수들에게는 1군 입성 경쟁을 가속화 해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이 감독이 몸담았던 넥센(현 키움)과 두산 역시 이런 과정을 통해 안정적인 강팀 반열에 올랐다. 특히 마운드 안정을 발판삼아 타선 폭발력이 회복되기를 기다린 인내심도 선수들의 혼란을 없애는데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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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정성곤(왼쪽)이 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지켜낸 뒤 포수 장성우와 포옹을 하고 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 감독의 마운드 운영철학은 확고하다. 두 명의 외국인 투수와 금민철, 김민, 이대은 등을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발로 못박았고 불펜 필승조와 롱릴리프, 마무리 등 나머지 투수들에게도 명확한 임무를 부여했다. 그러면서도 이른바 플랜B를 짜놓고 결원이 발생할 때 발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마무리 김재윤이 어깨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정성곤이 인상적인 구위로 뒷문을 지키고 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주권에게 1이닝 전력투구만 요구한 것도 이 감독의 작품이다. 그는 “불펜 투수들도 경기 전부터 어떤 상황에 등판할지 알고 있어야 마음의 준비를 한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다가 갑자기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보다 7회, 8회 리드상황 등 특정 상황에서 등판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으면 경기를 지켜보는 집중력도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SK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염경엽 감독이 넥센 시절 강조했던 투수 운영 철학과 맥을 같이한다.

야수진 베스트 9을 확정하고 큰 틀을 흔들지 않는 것은 두산의 선수단 운용과 닮아있다. 두산은 부상이나 체력저하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수비 포지션뿐만 아니라 타순도 거의 고정이다. 타순에 따라 해야 할 임무가 나뉘기 때문에 고정 라인업으로 시즌을 치르면 타선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물론 각자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도 해야하고 선수 스스로 준비도 돼 있어야 한다. 이른바 ‘강한 2번’이 대세로 자리잡을 때도 흔들림 없이 강백호를 3번 타순에 고정시킨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백호의 타순을 앞으로 당기면 스윙이 작아질 수 있다. 강백호의 강점을 잃어버릴 우려 때문에 테이블세터가 부진할 때에도 붙박이 3번으로 밀어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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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IA와 KT의 경기 3회초 2사 KT 유한준의 안타 때 1루 주자 강백호가 3루까지 뛰에 베이스를 향해 슬라이딩하고 있다.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이 감독은 현역시절 해태 왕조 주역에서 삼성의 선진 시스템을 경험한 뒤 코치로 넥센과 두산의 화수분 시스템을 몸소 경험했다. 그는 “타이거즈 한 팀에만 있었다면 배우지 못했을 것들을 정말 많이 배웠다. 고민도 많이 했고 비난도 받았지만 타이거즈를 떠나 다양한 팀의 다양한 시스템을 경험한 게 정말 큰 도움이 된다. 각 구단의 장점을 잘 소화해서 KT만의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KT도 안정적인 강팀으로 올라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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