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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느림의 미학' 유희관, 726일만의 1실점 완투승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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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이 경기 후 포수 박세혁과 포옹을 하고 있다. 2019. 5. 16.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느림의 미학’ 두산 유희관(33)이 726일만에 삼성을 상대로 완투승을 일궈냈다.

유희관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산발 5안타 4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뒀다. 107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스트라이크 73개에 볼 34개로 단 1개의 볼넷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2017년 광주 KIA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후 726일만의 완투승이었고 통산 5번째 완투승이었다. 최고구속 133㎞의 직구(47개)와 체인지업(42)이 절묘한 조화를 이뤘고 간간이 던지는 느린 커브와 슬라이더로 삼성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빼앗았다.

유희관은 1회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2루타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다음 타자 김상수까지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내 무사 1, 2루가 됐고 1사 1, 3루에서 다린 러프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먼저 1점을 내줬다. 하지만 이후엔 특유의 칼날 같은 제구가 살아나며 흔들림 없는 피칭을 계속했다.

2회말 팀 타선이 1점을 뽑아 1-1 동점이 된 가운데 5회까지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회엔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정확한 타이밍에 1루 견제구로 도루를 잡아내는 등 무실점 행진을 계속했다. 6회말 팀타선이 상대실책에 편승해 3점을 더 보태주자 더욱 힘을 발휘했다. 7회와 8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상수와 구자욱을 2루 땅볼, 러프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승리의 포효를 했다.

두산은 이날 마무리 함덕주를 구위저하를 이유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집단 마무리를 선언했다. 마무리의 부재는 불펜 과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인데 유희관이 바로 그 날 107개의 공으로 완투승을 거두면서 마운드 운용에 확실한 숨통을 틔웠다.

유희관은 올시즌 첫 2경기 키움전 7이닝 2실점(노디시즌), KT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호기롭게 출발했다. 겨우내 튼실한 훈련으로 몸무게를 줄이면서 볼끝이 살아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이후 4월 7일 NC전부터 5월 1일 한화전까지 5경기에서는 5이닝이 최대 소화이닝이었을 정도로 부진한 가운데 3패에 머물렀다. 절치부심한 유희관은 지난 7일 KIA전에서는 6.2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승리를 따내진 못했다. 지난해 부진의 악몽이 스물스물 살아나려는 찰나에 본인 특유의 제구력과 완급조절이 살아나며 최고의 피칭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 날은 두산이 팬서비스의 일환으로 ‘중앙대의 날’로 정했는데 중앙대 출신인 유희관이 완투승을 거둬 기쁨이 더했다.

유희관은 “완투승을 거둬 기분이 좋고 팀에 도움이 돼 기쁘다. 오늘은 박세혁의 사인을 믿고 던졌다. 매 투구마다 연구를 많이 한 게 도움이 됐다. 선발 투수들이 모두 잘 던지고 있다. 함께 힘을 보태며 열심히 하겠다”고 완투승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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