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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SG워너비 김진호 "신곡, '소몰이' 아닌 '어머니' 담았어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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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사진=목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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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박현택 기자] “‘저격’이라는 말이 불편해요. 여심 저격·남심 저격이란 말 많이 쓰잖아요.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은 ‘방패’ 예요. 누군가를 저격하고 쓰러지는걸 보고 또 다른 저격할 대상을 찾는 음악이 아니라, 방패처럼 듣는이의 마음을 지켜주고 감싸주고 책임지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2년 3개월만에 솔로 컴백하는 SG 워너비 김진호의 말이다. 그는 16일 정오 새 디지털 싱글 ‘엄마의 프로필 사진은 왜 꽃밭일까’를 발표한다. 2017년 2월 발매한 ‘졸업사진’ 이후 김진호가 2년 3개월 만에 공개하는 솔로곡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직접 쓴 자작곡이다. 곡의 후반부에는 실제 김진호의 친어머니께서 노래를 함께 불러 감동을 더한다. 곡에는 폭발적인 가창력이나 ‘소몰이’ 창법은 없다. 대신 그의 ‘마음’과 ‘이야기’가 담겼다. 서정적으로 울려퍼지는 멜로디에 어머니를 향한 뜨거운 감상을 담은 가사가 코 끝을 찡하게 한다. 김진호의 노래가 계속되다 흘러나오는 그의 친어머니 목소리는 마치 내 어머니가 읊조리는 노랫말처럼 느껴진다.

14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기대하는 성적’, ‘이번 앨범 활동의 목표’를 묻자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대중성, 상업성은 조금도 감안하지 않은 그는 “‘우리 엄마 프로필 사진’을 촌스럽게 생각했던, 또는 사진을 보고도 별다른 생각을 하지않았던 자식들이 엄마의 프로필 사진 속 꽃밭을 보며 ‘우리 엄마가 이 꽃밭이 그립구나’라는 생각을 잠시 가질 수 있다면 저에겐 성공”이라고 말했다.

“예를들어 고 김광석 선배님의 노래를 들으면, 대중을 생각해서 노래를 만드신것 같지는 않아요. 당신 자신을 위해 만드신것이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마음’이 담겼겠죠. ‘사람들이 어떻게 들을까’ 라기보다. 자기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이다보니 당장은 ‘차트’나 ‘앨범 판매량’, ‘인지도’를 얻지 못해도 훗날 누군가 김광석님과 같은 상황에 놓였을때 그 곡을 들으면 군대를 갈 무렵이든, 서른이 되었든, 나이가 들었든 ‘탁’ 하고 가슴을 때려버리는거죠”

2004년 SG워너비의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한 그는, 줄곧 뛰어난 가창력의 소유자로 수식됐다. 범점할 수 없는 폭발력은 ‘소몰이 창법’이라는 단어를 낳았다. 그의 가창력과 함께 SG워너비는 골든디스크 본상 5년 연속 수상을 비롯 음악방송 1위와 각종 시상식 수상 내역은 일일이 손으로 꼽기도 어렵다.음원과 음반은 날개 돋힌듯 팔려나갔고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사랑을 받으며 수없이 국내외 공연장을 누볐다.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된 그는 이제 소를 몰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한다.

“어떤 이성이 제가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 더 크고 차는 근사한 외제 승용차에 강남의 무슨 아파트가 있어서 좋아하는 것 보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제 솔직한 모습을 좋아해주시는 분과 평생을 사랑하고 싶거든요. 소몰이 창법이나 가창력에 대한 대중의 기대감을 잘 알고, 매우 감사드리지만 그것보다는 제 이야기, 그저 제 음악을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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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사진=목소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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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는 노래를 부를 수 있다면 거대한 공연장이나 길거리가 다를 것 없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전부터 전국의 고등학교 졸업식을 찾아 무료 공연을 펼친다. 개런티가 없음은 물론이고, 장비도 직접 챙긴다. 세션과 스태프들에게도 ‘재능기부’를 요구할 순 없어 자비를 털어 비용을 지불한다. 1년에 수천만원이 들지만 ‘고교 졸업식 공연은 가수가 된 후 늘 꿈꾸던 것’이라며 ‘찾아만 준다면, 평생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 역시 고등학교 3학년의 나이에 가요계에 데뷔했다.

“대한민국 고교 졸업식이라는게 수능 성적이 나오고 난 후 잖아요. 졸업식에서 굳이 ‘서울대 몇명’, ‘무슨대학 몇명’ 이런식으로 발표를 하고 통지서를 나눠주는 거예요.

아름답게 오래 추억에 남아야할 고교 졸업식 날이 가장 우울한 날이 되는걸 직접 목격했어요. 실제로 ‘민망해서 가기 싫다’, ‘’그들의 졸업식‘ 아니냐’ 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졸업식 만큼은 낭만을 만들주고 싶었어요. 한창 즐길 나이, 즐거워야 할 나이인 그 친구들에게 성공과, 입시 이야기 보다는 추억을 안겨주고 싶었어요. 노래와 함께하는 그런 하루라도 선물해주면, 그 친구들이 성인이 되는 길에서 조금 덜 딱딱하지 않을까요“

김진호의 이번 앨범은 가을에 발표 예정인 정규앨범의 ‘첫 인사’ 격이다. 경기도 양평에 거주중인 그는 “그동안 써놓은 곡이 어마어마하다”고 말한다. 10여곡 남짓 담길 정규 앨범 역시 대중성이나 상업성은 고려하지 않을 계획이다.

“음악차트·음악방송 1위, 골든디스크, 같은 순위와 상들을 많이 이루어봤기 때문에 생긴 여유일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한편으로는 과거에 그렇게 잘 나갔던 분들중에 그 영광과 환희를 잊지못해서 아직까지도 집착하거나 ‘연예인’으로 살고 싶어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거든요. 저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때도 같은 반 친구들에게 노래 들려주는 걸 좋아했어요. 생각해보니 그냥 그게 저란 사람인거 같아요. 그래서 지금 이런 자유가 생겼을 때, 좋은 기획사를 들어가고 싶다거나, 차트에 성적을 내자는 목표보다는 내 공간과 여유가 생겼으니 ‘마음껏 내 이야기를 해보자’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행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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