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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선참은 '멀티' 신인은 '고정', 한용덕 감독의 확고한 선수 기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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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한용덕 감독이 경기 전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한화는 한용덕 감독 부임 후 투타 가리지 않고 신예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성공적인 세대 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나긴 암흑기를 탈출해 11년 만에 가을 야구에 진출한 지난 시즌에도 젊은 선수들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부상자 속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올시즌에도 이런 기조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기준없이 무조건적으로 리빌딩을 진행하진 않는다. 신구 조화에 있어 한 감독이 갖고 있는 선수 기용법은 명확하다.

올시즌 KBO리그에서는 시즌 초반부터 유난히 부상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한화도 예외는 아니다. 내·외야에서 부상자가 나오면서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감독은 일부 주축 선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릴 것을 우려하면서도 “2군에서 올릴 선수가 없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반면 어려운 팀 사정으로 인해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잠재력이 풍부한 신예들이다. 특히 올해 프로 데뷔 시즌을 치르고 있는 1차 지명 변우혁(북일고)과 2차 1라운드 지명자 노시환(경남고)은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출전 기회를 늘려가다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지난 시즌 98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인 고졸(인천고) 2년차 정은원도 올시즌엔 한층 발전된 기량을 뽐내며 주전 2루수로 발돋움했다. 한 감독도 부상 속출로 고심은 깊지만 팀의 미래가 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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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근우. 3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한화와 LG의 경기. 2019. 4. 3. 대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쑥쑥 성장하는 신예들의 등장으로 자연스럽게 베테랑들의 위치는 축소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베테랑들의 힘을 무시할 순 없다. 신예 선수가 이끌고 베테랑들이 밀어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세대 교체의 그림이다. 한화에서 베테랑이 살아남는 방법은 ‘멀티 포지션 소화’다. 이미 몇몇 선수들이 이를 실행하고 있다. 한화 2루의 터줏대감이었던 정근우는 지난해 1루수를 본 데 이어 올해는 중견수로 이동했다. 선수 생활 말미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소화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팀을 위해 기꺼이 포지션 변경을 감수했다. 주장 이성열은 1루와 외야를 겸업한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주전 3루수 송광민이 외야 수비를 보는 그림도 구상하고 있다.

한 감독은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들은 다른 포지션에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막 프로 생활을 시작한 신예 선수들은 포지션이 너무 자주 바뀌면 혼동이 올 수 있다. 수비뿐만 아니라 타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가치를 살리면서 신예 선수들의 성장까지 도모할 수 있는 한 감독의 기용법이 올시즌 한화를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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