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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4년 연속 2부 팀에 덜미, 전북 삼키는 FA컵 부진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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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K리그 최강 전북이 이번에도 FA컵에서 고배를 마셨다. 4년 연속 2부 리그 팀에게 패했다.

K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 전북은 유독 FA컵에 약하다. 지난 10년간 K리그 6회 우승을 달성했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챔피언에도 올랐지만 FA컵과는 인연이 없다. 과거 전북은 FA컵에 강한 팀이었다. 2000년과 2003년, 2005년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한 지도 벌써 14년이 지났다. 최근 성적은 처참한 수준이다. 2013년 결승, 2014년 준결승에 오른 이후 계속해서 조기 탈락하고 있다. 그것도 2부 리그 소속 팀에게 발목을 잡히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2016년 8강, 2017년 32강에서 부천에 패했다. 지난해에는 16강에서 아산을 만나 졌다. 17일에는 안양을 상대로 안방에서 0-1로 패하며 충격적인 탈락을 맛봤다. 조제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부임 후 기자회견에서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이며 “트레블을 달성하겠다”고 자신했으나 첫 경기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다.

전북은 K리그, ACL에 비해 상대적으로 FA컵에 비중을 적게 둔다. 이번 안양전에서도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이동국과 홍정호, 송범근, 김진수, 신형민, 임선영, 최영준 등은 아예 명단에서 빠졌고 김신욱과 로페즈, 김민혁, 문선민, 이승기 등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대신 주전으로 거의 나서지 못하던 아드리아노와 티아고, 한승규, 이근호, 정혁, 박원재, 윤지혁, 홍정남 등이 베스트11에 들어갔다. 어느 정도 힘을 빼고 들어가기 때문에 K리나 ACL 처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 후반 들어 부랴부랴 주전급 선수들을 투입해도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축구는 흐름 싸움이기 때문에 제 아무리 전북이라도 마음대로 경기를 끌고갈 수는 없다.

게다가 전북을 만나는 팀은 대부분 선수비 후역습 축구를 구사한다. 일단 수비에 전념하다 한 번 기회가 왔을 때 살리는 작전을 택한다. 실점하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승리할 기회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버틴다. 안양도 마찬가지였다. 2부 리그라고 해도 프로팀이다. 전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팀이 마음 먹고 잠그면 제 아무리 전북이라도 뚫기 쉽지 않다. 유럽 축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양상이다. 김재성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프로팀이 고등학교 팀과 경기를 해도 그렇게 수비에 집중하면 많은 골을 넣기 어렵다. 한 두 번의 실점 위기를 맞는 것도 당연하다. 2부 리그 팀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 상대가 한 번 기회를 살리면 전북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2부 리그 팀이 전북을 상대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다. 전북은 K리그 ‘끝판왕’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팀이다. 때문에 2부 리그 팀은 전북을 만나면 자신들의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싸운다. 져도 손해 볼 게 없기 때문에 부담도 적다. 반면 전북은 밀집수비를 뚫어야 하는 부담을 갖고 경기에 나서고 지면 망신이라는 압박감도 크다. 김 위원은 “선수 시절 하부 리그 팀을 만날 때마다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강팀을 상대하는 약팀은 오히려 편하다. 부담 없는 팀이 플레이를 더 수월하게 펼칠 수 있다. 전북 선수들에 비해 훨씬 간절하지 않을까. 그런 정신적인 면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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