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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두산 풍운아 홍상삼이 가져온 긍정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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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두산 홍상삼이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KBO리그 두산과 SK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홍상삼의 시즌 첫 등판. 2017. 4. 17.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풍운아’ 홍상삼(29)의 호투가 가져온 긍정적인 효과에 두산이 슬며시 미소를 짓고 있다. 임시선발로 단순히 1승의 디딤돌이 되었기때문만은 아니다. 선발 불펜 양쪽으로 마운드의 가용성을 높여줬고, 균등한 기회보장으로 팀워크를 다시 한 번 다지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홍상삼은 17일 잠실 SK전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3실점으로 호투하며 12-3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5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강판돼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4회까지 단 1실점으로 막는 등 선발투수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

1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두산 김태형 감독은 “홍상삼이 정말 잘 던져줬다. 경기전 80개를 예상한다고 했지만 사실 40개를 넘기면 흔들릴 것으로 봤다. 그런데 그 이상을 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어제 경기를 통해 많이 느꼈을 것이다. 잘 던지다 승리가 보이는 순간 힘이 들어갔다. 야구를 혼자 하는 것 같았다”며 “다음에도 선발로 기회를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홍상삼은 2선발 이용찬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빠지면서 대체선발 자리를 맡았다. 이용찬은 부상정도가 크지 않아 2주 후면 돌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상삼이 설 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김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전날 경기에서 보여줬던 구위에 평정심만 더해진다면 불펜에서도 충분히 요긴하게 쓸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현재 두산 불펜엔 불같은 강속구를 뿌리는 투수가 없다. 마무리 함덕주부터 셋업맨 박치국, 이형범 김승회 배영수 등 모두 구위보다는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선수들이다. 강속구를 지닌 홍상삼이 합류하면 마운드 구성이 더 다양해진다.

2008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홍상삼은 12년간 가능성과 좌절을 모두 보여준 선수다. 2009년 선발로 9승을 올리며 엄청난 잠재능력을 보였고, 2012년과 2013년엔 불펜에서 특급미들맨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좋은 구위에도 불구하고 피칭의 기복이 문제가 됐다. 군복무 이후 기대를 모았지만 공을 제대로 못던지는 투구장애 현상으로 공황장애를 겪기도 했다.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지만 스스로 마음을 다 잡고 헤쳐나왔다. 그런 그에게 김태형 감독은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그의 인생여정을 아는 팀 동료들은 모두 그의 1승을 위해 뜻을 모았고, 팀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아직 과정이다. 마지막 결실을 맺고 과실을 수확하는 것은 온전히 홍상삼 본인에게 달려 있다.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은 이미 많이 보여줬다. 이제 그 단계를 뛰어넘어 꾸준함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그가 기회를 꽉 붙잡고 마운드에서 버텨준다면 팀으로서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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