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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One & Only' 양의지가 직접 밝힌 달인 타격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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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9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3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NC 양의지가 7회말 2사1,2루 우전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2019. 4. 13.창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창원=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가볍고 부드럽다. 언뜻 성의없는 스윙으로 보일지 몰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자신만의 타격 메커닉이 확고하다. 확실한 중심이동과 정확한 타격포인트로 꾸준히 장타를 생산한다. 일찌감치 달인 경지에 오른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32)의 타격 얘기다.

유니폼이 바뀌었으나 활약은 달라지지 않았다. 양의지는 지난 16일까지 타율 0.379, 5홈런, 1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05로 펄펄 날고 있다. 각종 타격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수비에서도 NC의 젊은 투수들에게 적극적인 승부를 강조하며 성장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 양의지는 “지금 어린 투수들이 잘 하고 있으니까 더 적극적으로 승부를 주문하고 있다. 투수는 때로는 맞으면서 성장한다. 후회 없이 승부할 수 있게 돕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처음에는 걱정도 했는데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결과가 괜찮아서 기분이 좋다”며 새 팀에서 새 투수들과 호흡하는 즐거움을 설명했다.

자신의 타격 성적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평가했다. 지난해까지 홈으로 썼던 잠실구장을 벗어난 효과를 보고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양의지는 “너무 큰 잠실구장에 있다가 여기에 오니 외야펜스까지 정말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즌 초반부터 홈런이 많이 나오는 것에는 분명히 구장 효과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때로는 쓸데 없이 힘이 들어가기도 한다”며 멋쩍게 웃었다. 양의지는 지난해까지 두산 유니폼을 입고 대표적인 투수친화형 구장으로 꼽히는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했다. 그러면서도 4시즌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파워히터로 볼 수 있지만 그는 단순히 파워만 갖춘 타자는 아니다. 체력소모가 극심한 포수를 맡으면서도 프로 통산 타율 3할을 유지할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물흐르듯 부드러운 스윙으로 배트 헤드에 정확히 자신의 체중을 전달해 타구의 비거리를 늘린다. 배트 무게를 870그램 이상 890그램 이하로 유지하면서도 얼마든지 담장을 넘긴다. 배트 무게보다는 타격 밸런스의 집중해야 한다는 게 양의지의 의견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최다 홈런 타자 배리 본즈가 900그램 이하 배트를 사용하면서도 절묘한 중심 이동을 통해 쉬지 않고 대포를 쏘아올린 것과 일맥상통한다.

양의지에게 어떻게 이런 스윙을 완성했나고 묻자 “예전에 군대에서 전역할 때 쯤부터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찾았다. 경찰 야구단 복무 말미와 전역 직후부터 기계에서 나오는 볼을 꾸준히 쳤고 그러면서 나만의 타격을 정립한 것 같다”며 “당시 기계에서 나오는 150~160㎞ 공을 쳤는데 포인트만 정확히 앞에서 이뤄진다면 아무리 빠른 공에도 장타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내 타격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지금까지도 타격 포인트를 유지하는데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강에 강으로 대응하는 게 아닌 정확함과 부드러움으로 맞서는 게 정답임을 강조했다.

아무나 따라할 수 있는 타격은 아니다. 하지만 양의지의 타격 이론에는 모든 타자가 본받아야 할 부분이 뚜렷히 존재한다. NC 이동욱 감독은 “지난해 우리 타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이 타격 포인트였다. 타자들 대부분의 타격 포인트가 너무 뒤에 있었다. 당연히 장타가 적고 땅볼이 많았다”며 “양의지가 합류하고 타격 훈련을 하는 것을 보니 포인트가 정말 좋더라. 가볍고 정확하게 포인트를 유지하면서 타격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 지도자들과 선수들 모두 다시 포인트의 중요성을 느꼈다. 양의지가 우리가 추구하는 타격의 중대한 표본을 제시한 셈”이라고 웃었다.

우승팀에는 특급 포수가 있기 마련이다. 두산이 오랫동안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었던데도 양의지의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과거 투수로서 양의지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김선우 해설위원은 “의지는 타격과 수비 모두 다른 포수들과 차원이 달랐다. 의지가 전역하고 첫 해였던 2010년에 의지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볼배합도 뛰어났고 타석에선 물흐르듯 부드러운 스윙으로 홈런을 터뜨렸다. 어떻게 세게 치지 않으면서도 담장을 넘기냐고 물었는데 의지가 자신은 세게 휘두르는 거라고 웃더라”며 “당시 감독님과 코치님들께 무조건 의지랑 배터리를 이루겠다고 부탁했다. 의지는 자신 만의 색깔이 뚜렷하고 독보적이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혀를 내둘렀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겨울 양의지와 이별하며 “의지를 대신할 수 있는 포수는 없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이제는 NC가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One & Only)’ 양의지를 품고 재도약을 바라본다. 양의지는 “NC는 지난해 성적이 안 좋았지만 그 전까지는 꾸준히 잘 했던 팀이다. 와서 보니 강팀이었던 모습들이 하나둘 다시 나오고 있는 게 느껴진다”면서 “나만 너무 부각되고 있는 것 같아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다. 앞으로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기복을 최대한 줄이면서 흔들림없이 가겠다”고 다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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