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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차라리 벌금 낼래"…첫 선발에 '초긴장' 콩푸엉, 인터뷰 거절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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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콩푸엉이 믹스트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인천 | 정다워기자


[인천=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콩푸엉은 엄청난 중압감 속에서 첫 선발 출전 경기를 소화했다.

인천의 베트남 공격수 콩푸엉은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대구와의 K리그1 5라운드 경기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최근 세 경기 연속 교체로 출전했던 콩푸엉은 이날 처음으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 출전을 앞두고 콩푸엉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큰 중압감이 콩푸엉을 무겁게 했다. 그가 놓인 상황 때문이다. 콩푸엉은 베트남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축구스타다. 페이스북 팔로워가 223만명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 받는 선수인 콩푸엉은 베트남을 대표해 K리그에서 생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개인의 도전이기도 하지만, 베트남 전체의 큰 기대 속에서 콩푸엉은 늘 큰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선다. 게다가 이날 경기에는 베트남 대사가 참석했고, 많은 교민들이 관중석을 채웠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평소보다 강했다.

심리적으로 큰 부담을 느낀 콩푸엉은 경기 전 중계방송사에서 요청하는 플래시 인터뷰에 임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더 긴장했다. 처음에 콩푸엉은 구단 관계자에 인터뷰를 하지 않겠다고 거절했다. 관계자가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며 설득하자 “그렇다면 차라리 내 돈으로 벌금을 내더라고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인터뷰 자체가 싫었던 것은 아니다. 경기 전 스스로 마음을 다잡아야 할 순간에 카메라 앞에 서는 게 부담스러웠다. 물론 콩푸엉은 구단과 방송사의 요청에 따라 프로답게 인터뷰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그가 얼마나 큰 중압감을 느끼는 지 확인할 수 있는 일화다.

그래도 콩푸엉은 이날 첫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자신의 장점을 십분 뽐냈다. 세컨드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그는 부드러운 터치와 유려한 기술로 인천 공격을 이끌었다. 웬만해선 공을 빼앗기지 않았고, 2선에서 좌우, 1선으로 공을 운반하는 연결고리 구실을 무난하게 수행했다. 슛을 하나도 시도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선발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영입 직후 일각에서 제기했던 ‘마케팅용’ 꼬리표를 떼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요른 안데르센 감독도 “최선의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콩푸엉을 칭찬했다.

큰 실수 없이 선발 데뷔전을 마친 콩푸엉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경기에서 0-3으로 대패했고, 자신도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콩푸엉은 “첫 선발 출전이라 쉽지 않았다. 패스는 많이 했지만 슛을 할 공간적인 여유가 부족했다. 앞으로 더 노력해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는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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