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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킹한별' 하드캐리도 KB '통곡의 벽'에 급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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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노컷뉴스

'아무리 해도 안 되나?' 삼성생명 김한별(35번)이 23일 KB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 낙담한 표정을 짓고 김보미(17번)가 격려하고 있다.(청주=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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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KB 주장 강아정(180m)과 센터 박지수(198cm)는 지난 21일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 1차전 뒤 인터뷰에서 상대 선수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용인 삼성생명 에이스 김한별(178cm)이었다.

일단 1차전에서 강아정이 김한별을 수비했다. 강아정은 "한별 언니 경기 화면을 많이 봤다"면서 "그래서 수비를 자청했는데 막기가 엄청 힘들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일단 득점을 막는 데 집중했고, 지수가 뒤에서 블로킹 등 도움 수비를 해준 게 큰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김한별은 1차전에서 12점을 넣었다. 아산 우리은행과 플레이오프(PO) 3차전까지 평균 25점 이상 넣은 득점력은 일단 줄었다. 그러나 도움이 무려 12개나 됐다. 득점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도움이 크게 늘며 삼성생명의 공격을 책임진 셈이다.

강아정은 "득점이나 도움을 모두 막을 수는 없다"면서 "오늘 도움을 12개나 기록했다"고 말했다. 옆에서 이 얘기를 박지수는 "진짜 12개를 했다고?"라고 반문하며 혀를 내둘렀다.

김한별은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9시즌 통산 정규리그 평균 득점은 8.8점이지만 PO에서는 16.6점이나 된다. 도움 역시 2.42개와 4.00개로 두 배 정도 차이가 난다. 집중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1차전에서는 폭발적인 공격은 없었다.

그런 김한별은 23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챔프전 2차전에서 PO 때의 폭발력을 재현했다. 이른바 '하드캐리'로 1차전 75 대 97 대패를 만회하기 위해 애를 썼다.

1쿼터는 KB의 우세였다. 박지수가 무려 11점 6리바운드를 쓸어담으며 골밑을 장악하며 16 대 9 리드를 견인했다.

하지만 2쿼터 김한별이 힘을 냈다.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레이업으로 KB 골밑을 허물었고, 장거리 3점포도 꽂았다. 김한별은 2쿼터 9점 5리바운드를 집중했고, 속공으로 이날 히든카드 양인영의 득점을 돕는 등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마치 PO를 연상시킨 대활약이었다. 삼성생명은 김한별을 앞세워 전반을 33 대 32로 역전한 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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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테면 막아 봐' KB 카일라 쏜튼(오른쪽)이 25일 삼성생명과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상대 김한별의 수비를 뿌리치고 드리블하고 있다.(청주=WKBL)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김한별 혼자로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들어 KB는 외인 카일라 쏜튼이 힘을 내기 시작했고, 삼성생명 티아나 하킨스는 파울 트러블에 걸렸다. 체력적 우세까지 업은 KB는 3쿼터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KB는 쏜튼이 3점슛과 미들슛에 장기인 속공까지 15점 5리바운드를 집중시키며 삼성생명을 융단 폭격했다. 반면 1차전에서 26점으로 분전한 하킨스는 3쿼터 잇따라 골밑슛을 놓치는 등 5개의 야투 중 1개만 들어갔고, 4분30초 만에 4반칙을 당하며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쿼터 종료 직전 심성영의 장거리 3점포까지 KB는 56 대 49로 경기를 다시 뒤집었다.

김한별은 2쿼터 대활약으로 집중된 상대 수비와 체력 부담을 극복하지 못했다. 승부처였던 3쿼터 김한별은 득점 없이 도움과 리바운드 2개에 그쳤다. 모처럼 2쿼터 PO 때의 크레이지 모드를 발동시켰지만 후반까지 지속되지 못했다. PO 3차전에서 코뼈 골절상까지 입은 김한별은 힘이 떨어진 듯 4쿼터 상대 테크니컬 파울로 얻은 자유투도 놓쳤다.

결국 KB가 4쿼터에도 기세를 이어 73 대 51로 이겼다. 2연승으로 창단 첫 챔프전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쏜튼이 양 팀 최다 27점(9리바운드), 박지수가 23점에 양 팀 최다 10리바운드를 올렸다.

13년 전 KB를 꺾고 우승했던 삼성생명은 2연패로 벼랑에 몰렸다. 워낙 강한 전력에 PO를 치르지 않아 체력을 비축한 KB는 삼성생명에게는 너무 높은 벽이었다. 김보미가 팀 최다 14점을 넣고, 배혜윤이 10점을 넣었지만 김한별이 9점, 하킨스가 6점에 머물렀다.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오는 25일 삼성생명의 홈인 경기도 용인실내체육관에서 3차전을 치른다. 과연 안방에서 삼성생명이 반격에 나설지, KB가 그대로 3연승으로 시리즈를 끝낼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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