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TF의 눈] 정준영의 눈물, 믿어도 될까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더팩트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21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해 고개를 숙인채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치기 소년' 정준영, 그가 흘린 눈물의 의미는?

[더팩트|성지연 기자]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수사기관의 청구 내용을 일체 다투지 않고 법원에서 내리는 모든 판단에 겸허히 따르겠습니다."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하고 공유한 혐의를 받는 가수 정준영이 지난 21일, 영장실짐심사를 받기 전 법원 앞에서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사건이 터진 뒤, 시종일관 담담한 모습을 보였던 정준영이지만 이날은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A4용지에 직접 쓴 글을 더듬더듬 읽어 내려가며 훌쩍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준영의 이런 행동을 두고 '악어의 눈물'이라며 비난하기도 했다.

'버닝썬 사태'로 처음 구속된 연예인이 된 정준영. 그가 흘린 눈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정준영에 대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피의자 심문을 진행하고 정준영을 구속하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피의자(정준영)가 제출한 핵심 물적 증거의 상태 및 그 내역 등 범행 후 정황, 현재까지 수사 경과 등에 비춰보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범행의 특성과 피해자 측 법익 침해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피의자에 대한 구속 사유와 그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결 이유를 전했다.

영장실질심사가 있던 날 정준영은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빠른 오전 9시 30분께 법원에 출석했다. 자신이 준비한 '사과문'을 취재진 앞에서 발표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더팩트

정준영은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면서, A4 한 장 분량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송은화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준영은 법원에 들어가기 전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모든 혐의를 인정한다"며 고개를 떨궜다. 이어 "수사기관의 청구 내용을 일체 다투지 않고 법원에서 내려지는 모든 판단에 겸허히 따르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나로 인해 고통 받으신 피해 여성분과 아무런 근거 없이 구설에 오르며 2차 피해를 입은 여성분들, 내게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신 모든 분에게 사과한다"며 "앞으로 수사 과정에서 성실히 임하고 평생 반성하면서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그 과정에서 정준영은 눈물을 보였다.

뭇 사람들은 이런 정준영의 '눈물'이 치밀한 계획이라며 강한 의구심을 품기도 한다. 형량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 죄를 뉘우치는 태도와 더불어 법원에 판결에 순응하는 편이 최종 선고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정준영의 눈물, 그리고 직접 써온 사과문 속 진심까지 의심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사자에게 가혹할 수 있다. 하지만 정준영을 향해 대중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유는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3년전, 정준영은 전 여자친구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아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사람들 앞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뒤늦게 밝혀진 사실은 그가 기자회견에 앞서 지인에게 "죄송한 척 하고 올게"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

정준영은 이날 약 3시간 정도 구속 심사를 받은 뒤 포승줄에 묶인 채 나타났다. 법원에 들어갈 때와 180도 입장이 달라진 그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고개를 푹 숙이고 미리 마련된 차량에 탑승해 유치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날 밤 8시 50분께 정준영의 구속이 결정됐다.

더팩트

불법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정준영이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남용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가 이날 흘린 눈물의 '참'과 '거짓'은 사실 중요하지 않다. 정준영이 치러야할 대가는 눈물과 무관하게 무겁고 엄중해야 한다는 거다.

"평생 반성하며 살겠다"는 그의 말이 진심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법적 댓가를 치뤄야 하는게 마땅하다. 설령 진심이 아닌 '악어의 눈물'이라도 마찬가지다. 잘못을 모르는 이에겐 법의 엄격함을 통해 자신이 지은 죄의 무거움을 알려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을 적게나마 보상받을 수 있는 이유기 때문이다.

구속된 지 하루, 그가 어떤 처벌을 받게될지 대중의 눈과 귀가 한곳에 쏠리고 있다.

amysung@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