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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지금까지 이런 계약은 없었다 … 몸값인가, 잭팟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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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 “트라우트, 소속팀 에인절스와 12년 4억3000만불 합의” / 美 메이저리그 예비 FA ‘최대어’ / 타격·수비·주루 ‘3박자’ 갖춘 선수 / AL 신인왕·MVP 뽑힌 슈퍼스타 / 북미 프로스포츠 최고액 ‘초대박’ / 평균 연봉 3583만불… MLB 1위 / 필리스와 계약한 하퍼 기록 경신

지금까지 이런 계약은 없었다. 마이크 트라우트(28·LA 에인절스)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꿈처럼 여겨졌던 몸값 4억달러 시대를 열어젖혔다. 2014년 말 장칼로 스탠턴(30·뉴욕 양키스)이 당시 소속팀 마이애미 말린스와 13년 총액 3억2500만달러의 연장계약을 성사시키며 역대 최초로 3억달러 고지를 넘어섰을 때만 해도 4억달러는 아직 먼 얘기처럼 보였다.

하지만 2018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브라이스 하퍼(28)가 원소속팀 워싱턴 내셔널스의 10년 3억달러 제안을 거절하고 시장에 나오자 4억달러에 근접하는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다른 FA 대어 매니 마차도(28)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0년 3억달러에 계약하며 시장을 달궈놓았기에 하퍼의 몸값에 대한 궁금증은 더해갔다. 그러나 정작 하퍼는 13년 3억3000만달러에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도장을 찍으며 역대 최고액 기록을 세우는 수준에서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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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시선은 2019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트라우트에게 쏠렸다. 하퍼 이상의 몸값을 받기 충분한 실력을 갖춘 선수이기 때문이다. 2011년 데뷔한 외야수 트라우트는 통산 106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240홈런, 648타점, 189도루, 693볼넷을 기록했다. 타격, 수비, 주루 능력 등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에 이어 2014년과 2016년 등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두 차례 뽑혔고 MVP 투표 2위를 차지한 것만 4번이나 된다. 다가올 겨울 FA시장의 핵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에인절스가 트라우트를 놓칠 마음이 없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20일 에인절스가 트라우트에게 종전 계약 기간인 2년을 포함해 향후 12년 동안 4억3000만달러(약 4860억원)를 주기로 하는 초대형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퍼를 넘어 공식발표된 북미 프로스포츠 최대 계약 기록이다.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42)가 2013년 케이블 방송인 쇼타임과 30개월 안에 6경기를 하는 조건으로 보장액 2억달러와 함께 유료시청자 수에 따른 수익배분을 받기로 해 총액 4억5000만달러(5087억원)를 벌었다는 추산치보다는 적지만 보장 공식계약만으로는 트라우트를 넘어서는 프로선수는 미국에서 찾을 수 없다.

트라우트의 계약규모는 총액뿐 아니라 평균연봉에서도 MLB 1위에 해당한다. 지금까지 평균연봉 1위는 3440만달러를 받는 잭 그레인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였지만 트라우트는 연간 3583만달러를 받게 돼 명실공히 메이저리그 최고의 선수 대접을 받게 됐다.

한편 미국 CBS 스포츠는 트라우트의 대형계약의 승자로 예비 FA 무키 베츠(27·보스턴 레드삭스)를, 패자로는 하퍼를 꼽았다. FA시장의 경쟁자가 사라지면서 베츠가 트라우트 버금가는 잭팟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반면 템퍼링(사전접촉) 논란을 일으키면서까지 공개적으로 트라우트가 자신과 함께 뛰기를 바란다며 구애의 손짓을 벌였던 하퍼의 목소리는 의미 없는 메아리가 되고 말았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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