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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눈이 부시게 오늘을"...종영 '눈이 부시게' 김혜자가 전한 위로 [전일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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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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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눈이 부시게'와 김혜자가 묵직한 울림을 선사했다. 그 속에는 "눈이 부시게 오늘을 살아갈 자격이 있다"는 위로와 응원이 있었다.

19일 방송된 JTBC '눈이 부시게'에서 김혜자(김혜자 분)는 치매가 점점 악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혜자는 특히 남편 이준하(남주혁)의 시계를 가지고 있던 휠체어 할아버지(전무송)에게 달려들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김혜자 아들 대상(안내상)은 시계에 의문을 품고 이에 대한 단서를 찾고자 했다.

의문에 대한 답은 김혜자의 과거 기억 속에 있었다. 김혜자와 이준하는 아이를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그렇게 몇 해를 넘겼고 결혼기념일을 맞았다. 이준하는 밤늦도록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정보부에서 기자들을 모조리 잡아갔기 때문이었다. 이를 알지 못했던 김혜자는 실종 신고를 한 뒤 몇 날 며칠을 기다렸다.

이준하가 구금된 사실을 안 김혜자는 면회를 갔다. 이준하의 얼굴은 많이 상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준하는 오히려 김혜자를 걱정했다. 김혜자는 "왜 당신이 여기에 있냐. 얼굴이 왜 그러냐. 맞았냐"며 "잘못한 것도 없는데 네가 여기 왜 있어"라고 소리쳤다.

이준하는 결국 사망했다. 이준하의 유품을 확인하던 김혜자는 자신이 선물한 시계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또 경찰의 팔목에 있는 시계를 보고 달려들었으나 결국 되찾지 못했다. 이때 김혜자의 손톱에 경찰의 손등이 긁혀 피가 났다. 경찰은 휠체어 할아버지(전무송)였다. 그는 김혜자에게 시계를 건네며 사과했고 오열했다. 김혜자는 그런 그를 용서하듯, 다시 시계를 되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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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은 점점 치매가 악화되는 김혜자에게서 그간의 진심을 확인했다. 대상의 어린시절은 외로웠다. 김혜자는 다리를 잃은 대상에게 모질게 대했다. 하지만 자신이 넘어질까 걱정해 겨울이면 홀로 눈을 쓸어야 했던 엄마의 모습을 알게 됐다. 대상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확인한 김혜자의 진심에 눈물을 흘리며 주저앉았다. 대상은 아내(이정은)의 품에 쓰러지며 "엄마였다. 평생 내 앞의 눈을 쓸어준 게 엄마였다"고 울었다.

대상과 그의 아내는 김혜자와 함께 시골로 내려가기로 했다. 그리고 김혜자의 치매는 점점 악화됐고, 이제는 며느리가 아닌 자신의 아들마저 알아보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에 대상은 김혜자에게 "그냥 행복했던 시간만 기억하라"며 "언제가 제일 행복했냐"고 물었다.

김혜자는 "대단한 날은 아니고 나는 그냥 그런 날이 행복했다. 온 동네에 밥 짓는 냄새가 나면 나도 솥에 밥을 안쳐놓고 그때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던 우리 아들 손을 잡고 마당으로 나간다. 그럼 그때 저 멀리서부터 노을이 진다. 그때가 제일 행복했다"고 추억했다.

김혜자는 또 한번 이준하의 환상을 봤다. 그 기억 속에 자신은 스물다섯 살의 김혜자였고, 이준하에게 달려갔다. 젊은 시절, 함께 사랑을 나눴던 두 사람은 그 어느 순간보다도 빛나고 눈부셨다.

김혜자는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말라. 오늘을 살아가라.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라고 전했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JT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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