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취재수첩] 서울평화상 유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창금 기자의 무회전 킥

한겨레

콩코민주공화국 내전 피해 여성과 어린이를 위해 병원을 세우고 상처를 치유한 드니 무퀘게 박사가 2016년 제13회 서울평화상을 받고 있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의 14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69)가 22일 상을 받는다. 한국을 국빈방문하는 모디 총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연다.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종착역인 인도와의 경제협력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디 총리의 서울평화상 수상은 지난해 10월 결정됐다. 당시 서울평화상 심사위원회는 “모디 총리가 인도경제의 전례없는 고도성장을 달성했고, 각국 경제협력 강화의 기반인 국제평화 증진과 인도 국민의 삶의 질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2002년 인도 구자라트 주지사 시절 힌두교도에 의한 무슬림 학살 사건을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사건은 힌두교 성지를 순례하고 돌아오던 열차가 불에 타 58명이 죽은 게 발단이 됐는데, 무슬림에 의한 방화라는 근거없는 소문이 퍼지고 힌두교 단체의 선동으로 소수자인 무슬림에 대한 습격과 폭동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무슬림과 힌두교도 등 공식적으로 1000명 이상이 숨졌고, 비공식적으로 2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국가테러나 인종청소라는 격앙된 비판을 한다.

서울평화문화재단 쪽은 “지난해 심사위원회에서도 그런 부분이 지적됐다. 하지만 2012년 인도 대법원의 특별조사에서 모디 총리의 주지사 시절 폭동 방조 관련성은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발표됐다. 당시 치안유지를 위해 노력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또 “12명의 심사위원은 다양한 입장을 갖고 후보들을 추천한다. 토마스 바흐 아이오시 위원장 이름도 나왔지만 다수의 동의를 얻어 모디 총리가 수상자가 됐다”고 밝혔다.

1988 서울올림픽 기금을 바탕으로 출발한 서울평화상은 1990년 고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1회 수상자로 선정한 뒤 대략 2년 간격으로 평화상을 주고 있다. 서울평화상 수상자 가운데 그리민 은행 설립자 무하마드 유누스나 국경없는의사회 등이 노벨상을 받기도 했다.

서울평화상은 경제성장과 복지 등 적극적인 의미로 평화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모디 총리에 대한 평화상 수상은 아쉬움을 남긴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언론, 한겨레 구독하세요!
▶코로나19 기사 보기▶전세 대란 기사 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