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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치마착용’ 논란 당구심판 VS 심판위원장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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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당구심판 류지원 씨의 신고(여성가족부) 및 진정(대한체육회)으로 촉발된 당구연맹 심판위원장(권익중씨)의 (치마착용 거부에 따른)직권남용 등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류지원 씨와 심판위원장 권 씨 간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MK빌리어드뉴스는 논란의 당사자인 류지원씨와 심판위원장 권 씨의 인터뷰를 차례로 싣는다. 먼저 류지원씨의 얘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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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당구심판 류지원 씨의 신고(여성가족부) 및 진정(대한체육회)으로 촉발된 당구연맹 심판위원장(권익중씨)의 (치마착용 거부에 따른)직권남용 등에 대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류지원 씨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이후 정치권까지 가세하는 양상이다. 그 동안 입장 발표를 보류해온 당구연맹도 최근 “치마착용 거부에 따른 불이익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특히 류지원 씨와 심판위원장 권익중 씨 간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MK빌리어드뉴스는 논란의 당사자인 류지원 씨와 심판위원장 권익중 씨의 인터뷰를 차례로 싣는다. 첫 번째는 류지원 씨다.

[MK빌리어드뉴스 이상연 기자] 류지원 씨는 심판위원장 권익중씨의 ‘치마착용 권유’와 관련 “지난 2017년 3월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3쿠션선수권부터 시작, 작년 말까지 총 5개 국제대회에서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류 씨는 심판위원장 권 씨의 ‘치마착용 권유’ 등을 거부해 심판업무 배제 등 여러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17년엔 자신처럼 ‘치마착용 권유’를 거부한 이향주 전 심판이 국제대회에서 ‘귀가조치’ 된 바 있다고 말했다.

류 씨는 “저희와 같은 제2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심판위원장 권 씨가 당구연맹 임원(현 대한당구연맹 이사)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류지원 심판) 소개를 부탁한다.

=현 대한당구연맹 공인 심판이자, 세계캐롬연맹(UMB) 공인 캐롬종목 심판이다. 최근(지난 2월 8일)까지 1년여간 당구연맹 산하 심판위원회 포켓볼 종목 심판위원을 맡았다. 연맹 심판자격증은 2012년에 취득했고, 심판활동은 2007년부터 시작했다.

▲최근 언론보도 및 국회 기자회견(지난 13일) 등에서 심판위원장 권 씨가 국제대회에 앞서 여성 심판에게 ‘치마착용’을 권유했고, 이를 거부한 여성 심판들이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왔다.

=그렇다. 올해는 제가, 작년엔 (이)향주 언니가 권 씨의 치마착용 권유를 거부한 후, 여러 피해를 입었다.

▲본인은 ‘치마착용 권유’를 거부해 어떤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나.

=작년 11월 28일, 심판위원회가 저의 모 당구잡지 기고문(작년 9~10월경)을 트집잡아 ‘전국대회 15회 참가제한’ 징계를 내렸다. 기고문에서 ‘심판수당 고작 6만원’ 등을 언급했는데, 이것이 당구연맹 및 심판위원회에 ‘부정적인 시각’을 유발시킨다는 사유였다. 중요한 점은 심판위원회는 심판에 대한 징계권한이 없다. 그런데 이 시점부터 저는 (심판위원회 위원이었음에도)위원회의에서 배제됐다. 당시는 서울3쿠션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어 위원회의가 많은 시기였고, 위원회에서는 여러 일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위원들만의 단체 카카오톡 방엔 아무 내용도 올라오지 않았다. 이후엔 심판위원회가 저를 지명한 대회 주최측에, 저를 뺀 심판명단을 보내기도 했다.

▲언급한 사례들이 ‘치마착용 권유’를 거부해 따른 불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근거는.

=제가 심판 일에서 복귀한 지난 2017년 여름께부터 심판위원장 권 씨와 저는 사이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저는 작년 한해동안 심판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권 씨가 맡긴 여러 업무를 도맡아 수행하기도 했다. 대학원 공부 등 개인적으로 바쁜 와중에도 말이다. 그러던 작년 11월께, 저와 권 씨가 ‘치마’로 의견충돌이 있은 후 얼마 안돼 저에 대한 (심판위원회의)징계, 업무배제 등 제재가 가해졌다.

▲작년 11월, 심판위원장 권 씨와의 의견충돌이 일어난 경위는.

=작년 11월 ‘서울3쿠션월드컵’(11월 12~18일)을 앞두고 권 씨가 심판들의 SNS(카카오톡 단체방)에 ‘이번에도 치마입을 계획 있으니 치마를 준비하라’고 공지했다. 앞선 9월 ‘LGU+컵’(9월 4~7일)서 심판위원장인 권 씨의 간곡한 권유로 총 4일간의 대회일정 중 3일간 치마를 입었는데, 굉장히 불편했다. 또 권 씨에게 불편함을 호소했다가 “입겠다고 했으니 입어”란 말을 들었던 상태였다. 그 답변이 제겐 상급자의 강요로 느껴졌고, 이번엔 단단히 확인을 받고 싶어서 그 카카오톡 단체방에 ‘(치마착용이)선택사항인지 강제사항인지’ 물었다. 내 판단으론 권 씨의 공지에서 강제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 씨는 답변이 아닌 ‘질문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심판위원장)는 또 ‘작년(2017년 청주3쿠션월드컵을 의미)에도 (치마착용은)선택이었다’ ‘기억을 되찾으라’며 쏘아 붙였다. 물론 (단체방에서)대화 말미에는 내가 ‘질문이 무례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후 앞서 언급한 제재들이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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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원(사진)씨는 자신을 비롯 이향주 전 심판도 권익중 심판위원장의 `치마착용 권유`를 거부, 여러 불이익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류 씨는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태를 유발시킨 권 씨가 당구연맹 임원(현 당구연맹 이사)직에서 물러나 제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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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연맹은 최근 본인에게 직접 “(권 씨의)‘치마권유’를 거부한 여성 심판들에 대한 불이익은 없었다”는 공식입장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된 대회에 함께 참가한 여성심판 7명이 ‘복장착용 강요‧제재 없었고, 스커트 미착용으로 불이익을 받지 않았다’는 확인서를 제출했다고 했는데.

=그 확인서를 누가 받으러 다녔을까? 제가 알기론 권 씨가 직접 받으러 다녔다. 이해 당사자가 직접 쫓아다니며 받은 확인서다. 누가 면전에 대고 강압적으로 느꼈다고 할까. 또 전 심판위원회 부위원장 A씨가 제게 지난 2017년 청주월드컵 개막을 앞둔 시점(2017년 9월 21일)에 권 씨와 주고받은 내용을 공개했는데, 권 씨가 치마에 거부감이 있는 여성 심판들이 있다고 인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다. 권 씨는 그 대화에서 부위원장에게 (여성 심판들의)치마착용 등을 언급하면서, ‘이미 (치마를)입었기에 거부감은 덜할 거야’라고 했다.

▲지난해 말, 이와 관련해 여러 곳에 신고를 접수했다고.

=작년 12월 4~5일 여성가족부(치마착용 권유 등 성차별 사유) 대한체육회(권한없는 심판위원회의 징계 등 사유)에 신고 및 진정을 넣었고, 검찰에는 ‘문서를 통한 협박’ 혐의로 권 씨 및 심판위원 등 4명을 고소했다. 고소사유 중엔 ‘치마’와 관련한 내용도 있었지만, 조사관이 적용 법률이 없다고 해 취하(12월 중순 쯤)했다.

(지난달 말, 류 씨의 여가부 신고건은 각하 처분됐고, 대한체육회 진정건은 대한당구연맹으로 이관돼 심판위원장을 비롯 심판위원 등 4명이 ‘견책’ 처분을 받았다. 심판위원장 등 4명에 대한 고소건은 최근 ‘무혐의’ 처분됐다. 류 씨는 이 가운데 심판위원장 등 4명에 대한 ‘견책’ 조치가 솜방망이 처벌이며, 이는 당구연맹의 ‘제식구 감싸기’라고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바 있다)

▲그 후, 심판위원회가 본인(류지원씨)을 심판으로 지명한 대회에, 본인을 뺀 명단을 전달했다고.

=한 대회 주최측이 저를 (심판으로)지명했지만, 심판위원회가 저를 배제한 심판명단을 주최측에 전달했다고 하더라. 대회 관계자에게 직접 들은 말이다. 심판위원회측에 이유를 묻자 “심판위원회와 관련된 사안이 법정 공방 중이고, 제가 그 당사자이기 때문에”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 제가 당사자면 심판위원회는 당사자가 아닌가? 그런 이들이 심판위원 회의에서 저의 ‘지명심판 배제’를 결정했다고 한다.

▲최근 인터뷰들에서 지난 2017년에 이향주 씨가 '치마착용'을 거부한 후, 한 대회에서 심판위원장 권씨로부터 ‘귀가조치’를 받았고, 이 또한 치마거부가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 근거는.

=향주 언니는 (권 씨의)치마착용 권유가 처음 있던 (2017년 3월)서울 아시아3쿠션선수권 때부터 치마착용을 강력히 거부, 바지를 입고 심판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다 그해 9월 청주월드컵때, 다리 근육 통증을 느낀 향주 언니가 다른 심판에게 주심을 맡기고 부심을 봤다(주심은 테이블 근처에 서서, 부심은 심판석에 앉아 업무를 수행).

하지만, 언니는 그날 가장 늦게까지 심판업무를 수행하느라 심판위원회에 (주심→부심 변경)보고를 못했다. 그랬더니 그날 대회가 끝나고 권 씨가 언니를 심하게 질타하면서 ‘귀가조치’ 시켰다. 언니는 그 길로 심판을 관뒀다. 언니가 질타당한 다음날은 월드컵 주요경기(16강 등)가 시작되는 날이었다. 이로써 언니는 당시 대회에 참가한 심판들 중 최고 경력자였음에도 주요경기 심판을 못보게 된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며칠 앞서 권 씨가 부위원장 B씨에게 ‘(치마)안 입으면 부심만 하다 가야지, 그것도 5일만’이란 카톡을 보낸 증거가 있다. 향주 언니에 대한 제재는 이미 계획되어 있었다는 합리적 추측이 가능하다. 이는 명백한 불이익이라고 본다.

▲그럼 이향주씨 의 불찰(부심변경 미통보)에 대한 본인의 견해는.

=분명 잘못이긴 하나, 그것이 일정 중 귀가조치당할 만한 중대한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언니에 대한 심판위원장 권 씨의 질타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루어졌는데, 비난에 가까울 정도로 심하게 나무랐다.

(최근 당구연맹은 2017년 9월말 열린 청주3쿠션월드컵에서 한 경기의 주심으로 배정된 이 씨가 심판위원회에 보고하지 않고 부심직을 수행, 심판위원회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당 심판을 ‘귀가조치’ 했다고 류 씨에게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치마착용 거부에 따른 조치가 아님을 설명했다)

▲그럼 현재 본인이 가장 바라는 것은.

=실질적인 심판업무 복귀다. 작년 11월 저에 대한 ‘전국대회 15회 참가제한’ 징계가 이행되진 않았지만, 저는 위원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피해를 봤다. 또 지명받은 대회도 참가 못했다. 이건 제 경제활동에까지 제재를 가하는 처사라고 본다.

또 앞으로 국제대회 심판선발은 투명한 과정을 통해 선발됐으면 한다. 작년 서울3쿠션월드컵에 투입되는 심판은, 신청자 중 위원들의 추천을 많이 받은 순으로 선출해 투입하기로 심판위가 결정(심판위원장의 지시였다고 함)한 바 있다. 하지만 위원들의 의견과는 다른 인물이 선발돼 심판위원 4명이 작년 11월 ‘양구 대한체육회장배’대회 당시 권 씨에게 크게 어필한 적 있다. 아울러 이 같은 사태를 유발시킨 권 씨가 당구연맹 임원(현 당구연맹 이사)직에서 물러나 제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 [sylee@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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