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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LPGA 미국 여자 프로골프

'깃대 꽂고 퍼트'... 과감해진 'LPGA 2년차' 고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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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투어 호주여자오픈

마지막날 8타 줄이며 준우승

'루키' 이정은은 톱10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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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호주여자오픈 마지막날 퍼팅 라인을 읽는 고진영. [펜타 프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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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24)은 지난해 호주 애들레이드 쿠용가 컨트리클럽에서 치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했다. LPGA 투어 67년 만에 신인의 데뷔전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올해도 호주여자오픈에서 산뜻하게 시즌을 시작했다.

17일 애들레이드 그레인지 골프장에서 끝난 대회에서 고진영은 무더위를 뚫고 8타를 줄여 합계 15언더파로 준우승했다. 우승컵은 넬리 코르다(미국·17언더파)가 가져갔다. 코르다의 친언니인 제시카 코르다는 2012년 이 대회 우승, 자매가 같은 대회 우승을 거두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넬리 코르다는 지난해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 이어 LPGA 통산 2승째다.

고진영은 LPGA 신인이던 지난해 호주여자오픈에서만 우승했지만 25차례 대회에 출전해 컷 탈락이 한 번밖에 없을 정도로 꾸준한 경기를 펼쳐 신인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11월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곧바로 2주 동안 쇼트 게임 레슨을 받았을 만큼 미래를 향한 준비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진영은 지난달 중순부터 약 한 달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체력 강화, 쇼트 게임 보완 등을 위한 동계 훈련을 했다. 그는 “2년차 징크스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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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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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2연패 달성에 실패했지만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 마지막 순간까지 코르다를 압박했다. 특히 실험 정신이 눈에 띄었다. 고진영은 이번 대회 2라운드부터 깃대를 꽂고 퍼트를 했다. 올 시즌부터 바뀐 골프 규칙을 잘 활용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그린 위에서 퍼트한 공이 홀의 깃대를 맞히면 2벌타를 받았다. 그래서 그린 위 플레이를 할 땐 깃대를 뽑아야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선수 자유재량에 따라 깃대를 꽂고도 퍼트를 할 수 있다.

남자 선수들 사이에서도 “적응이 안 된다”며 의견이 분분한 ‘깃대 퍼트’였지만 고진영은 과감했다. 최종라운드 그린 적중률이 94.4%에 달할 만큼 아이언이 정교했고 그린 위에선 모두 깃대를 꽂고 퍼트했다. 8번 홀(파3)에서 홀 12m가량 긴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장면이 압권이었다. 고진영은 이날 버디 8개를 잡아냈고 보기는 하나도 없었다. 고진영의 최종 라운드 퍼트 수는 27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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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데뷔전에서 톱10에 들면서 순조롭게 출발한 이정은. [펜타 프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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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영의 뒤를 이어 올 시즌 5년 연속 한국 선수 신인왕 계보를 이어가려는 ‘LPGA 신인’ 이정은(23)은 공동 10위(8언더파)로 LPGA 데뷔전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첫날 이븐파로 시작했지만, 코스에 적응한 듯 둘째 날과 셋째 날에 타수를 크게 줄이고 우승 경쟁에 가세했다. 그러나 마지막 날에는 점수를 줄이지 못하고 이븐파에 그쳐 톱10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 톱10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고진영과 이정은의 활약상은 박성현(26)의 뒤를 이을 한국 여자 골프 차세대 원·투 펀치의 위협적인 앞날을 보는 듯했다.

호주여자오픈을 통해 올 시즌 세 번째 대회를 치른 LPGA는 다음 주부터 주요 선수들이 모두 참가해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된다. 21일부터 나흘간 태국 촌부리 시암 컨트리클럽에서 열릴 혼다 타일랜드 LPGA에선 박성현, 유소연(28)이 시즌 첫 대회를 치른다. 세계 1위 복귀를 목표로 의욕적으로 시즌을 준비한 박성현은 “올 시즌에만 5승을 거두겠다”고 선언했다. 또 유소연도 시즌마다 올해의 선수상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골프여제’ 박인비(31)는 28일부터 싱가포르에서 열릴 HSBC 위민스 챔피언십을 시즌 첫 대회로 치른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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