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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평등 대회 강조하려다, 남녀차이만 두드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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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함께 출전 ISPS 한다 빅 오픈

전장 차 작아 LPGA 선수들 불만

중앙일보

지난 10일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셀린 부티에(왼쪽)와 데이비드 로.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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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호주 빅토리아 주 멜버른 인근의 13번 비치 골프장에서 끝난 ISPS 한다 빅 오픈은 골프 양성평등의 획을 그을 만한 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는 남녀가 같은 코스에서, 같은 시기에, 같은 상금(각 110만 달러)을 놓고 열렸다. 물론 남자는 남자끼리, 여자는 여자끼리 순위를 가렸다. 스테펜 피트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CEO는 “남녀 골프의 상호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골프에 관심을 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자 골프 레전드인 카리 웹(호주)은 “골프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뜻밖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그것도 남자 선수가 아니라 여자 선수들로부터다. 남녀 전장 차이가 작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대회에선 2개 코스를 썼다. 비치 코스는 남자 전장 6796야드, 여자 6480야드로 316야드 차이가 났다. 크릭 코스는 남자 6940야드, 여자 6573야드로 367야드 차이가 났다. 36개 홀 중 19개 홀에선 남녀 선수가 같은 티를 썼다. 여성 선수들은 “진정한 양성평등이 아니라 절대적 평등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출전 선수들의 수준은 여자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여자는 세계랭킹 10위 이내 2명(이민지·조지아 홀) 등 최고 투어인 LPGA 소속의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다. 반면 남자 쪽에서는 PGA 투어 선수가 한명도 없었다. 남자 대회치고는 상금이 적어서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스코어는 남자가 좋았다. 우승 스코어는 남자가 18언더파(데이비드 로), 여자가 8언더파(셀린 부티에)로 10타 차이였다. 2라운드 마친 뒤 컷 스코어는 남자가 7언더파, 여자가 1오버파로 8타 차가 났다.

대회 전부터 전장 차이가 이슈였다. LPGA 소속의 킴 카우프만(미국)은 골프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여자는 우드를 사용하는데 남자는 웨지를 쳐야 한다. 거리 차이가 너무 난다”고 말했다. 캐서린 커크는 “남녀의 스코어 차이가 너무 커서 여성 골퍼들의 실력이 부족한 것으로 보이게 만든다. 이 대회가 여자 골프발전의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저해가 된다”고 했다.

이번 대회 남녀 전장 차이가 작은 이유는 코스를 늘리기 어려운 데다 남녀 티잉그라운드를 떼어 놓으면 TV 중계에도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커크는 남녀 전장 차이는 최소 680야드가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이렇다. 한 라운드에서 롱샷을 총 34번 하게 된다. 파 5홀 중 2개 홀에선 2번 만에 온그린이 가능하다고 가정해서다. 남녀 샷 차이를 20야드로 보면 34×20=680(야드)이 된다.

실제 남녀 샷 거리 차이가 20야드는 아니다. 미국골프협회(USGA)에 의하면 최고 선수들이 참가하는 US오픈에서 5번 아이언 거리는 남자 203야드, 여자 175야드였다. 7번 아이언은 남자 180야드, 여자 156야드였다. 평균 25야드 정도 차이가 났다. 40야드 정도 차이가 나는 드라이버를 제외하고 아이언만 계산한 수치다.

2014년 남녀 US오픈은 같은 코스에서 2주 연속 열렸는데 USGA는 남자 전장 7562야드, 여자 6649야드로 913야드 차이를 뒀다. 홀당 평균은 50.8야드 차이였다. 이렇게 코스를 세팅한 결과 남녀가 비슷한 성적이 나왔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어떨까. 박경호 카카오 VX 필드사업본부장은 저서 『79타의 비밀』에서 “한국 골프장의 파 4홀 레드티의 평균 거리는 280.8m다. 2온을 하려면 드라이버로 160m, 필드 샷으로 120m 이상을 쳐야 한다. 드라이버로 160m를 치는 여성은 흔치 않다. 여성들은 지나치게 긴 코스에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파 4홀 기준으로 남녀 거리 차이가 100야드는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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