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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뷰①]`대장금` 이열음 "코 클로즈업까지…완전 내려놓고 망가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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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음은 `대장금이 보고있다`의 한진미 캐릭터를 통해 "완벽하게 내려놓은 연기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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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배우 이열음(23·본명 이현정)이 이 겨울, 또 하나의 열매를 맺었다. 2013년 데뷔 후 줄곧 어둡거나 진지한 인물로 분해 대중을 만나온 그가 처음으로 제대로 선보인, ‘세상 밝은’ 캐릭터 한진미를 통해서다. 소속사(열음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선물해 준 예명처럼, 이열음의 이번 열매는 여전히 풋풋하고 몽글몽글하지만 속은 알차게, 제대로 영글었다.

이열음은 지난 24일 종영한 MBC 예능드라마 ‘대장금이 보고있다’(연출 선혜윤)에서 한진미 역을 열연했다. ‘대장금이 보고있다’는 오로지 먹는 게 낙이고, 먹기 위해 사는 삼남매의 로맨스, 먹부림(여러가지 맛있는 음식을 보여주고 뽐내는 것. ‘멋부림’을 먹는 음식에 빗대어 만든 신조어)을 그린 작품. ‘대장금의 후손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라는 독특하고 유쾌한 상상으로부터 시작된 예능 드라마로 시청자에 신선함을 안겼다.

극중 한진미는 대장금의 28대손으로, 미식가 오빠 한산해(신동욱 분)와 절대손맛을 자랑하는 쌍둥이 동생 한정식(김현준 분)을 둔 절대 후각의 소유자. 유쾌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이 인상적인 인물. 데뷔 후 줄곧 정극에서 진지한 역할 위주로 활약했던 이열음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스무살 되던 해 선혜윤 PD님이 ‘성인 되기를 기다렸다’고 하시면서 예능 감독님으로서 미팅을 했었는데 그 때 이후로 불러주시니까 너무 신기하고 감사했죠. 하지만 처음 시작할 땐 너무 무서웠어요. 기존에 해보지 않았던 캐릭터이기도 했고요. 그 동안 어둡고 아픔 있는 캐릭터를 했었기 때문에, 책임감은 생겼는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싶었죠.”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이열음은 ‘대장금이 보고있다’에 대해 “기분 좋게 경험하고 끝난 작품”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예능드라마라는 틀을 깬 장르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밝은 캐릭터도, 파트너와의 러브라인까지 모든 것이 이열음에겐 ‘신세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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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주로 정극에 출연해 온 이열음에게 예능드라마 '대장금이 보고있다'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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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러브라인도 해보고,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한 것 같기도 해요. 한없이 밝은 캐릭터에 대한 두려움을 한 단계 깰 수 있게 됐죠. 망가지는 장면이 나와서 어떻게 망가져도, 다 이해해주시고 예쁘게 담아주셔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얼떨결에 부딪치게 됐는데, 그런 걸 예쁘게 편집하고 포장해서 나오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주로 정극에서 활약했던 이열음으로선 ‘대장금이 보고있다’ 촬영기법 자체도 신선했다. 이열음은 “보통 일반 드라마는 카메라를 세워놓고 움직이지 않는 선에서 연기하지 않나. 거기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 진미가 움직임이 많은 게 너무 불안하더라. 그런데 예능 촬영팀이라 내가 어디를 가든 따라오신다. 아무리 많이 움직였어도 언제 찍었지 싶을 정도로 다 따라오셨다. 또 대사의 의미를 다 생각하셔서, 우리가 하고 있으면 카메라 구도를 알아서 다 찍어주셨더라”며 놀라워했다.

“처음에는 ‘벌써 다 찍으셨다고?’ 싶을 정도였죠. 예능 촬영하듯이, 방송에 넣을 장면을 다 확보했다고 하시니 따로 여러 번 연기할 필요도 없었어요. 오히려 연기할 때 ‘여러 번 찍는 것보다 한 번에 다 쏟아 부어달라’고 하셨죠. 웃기려고 여러 번 하다 보면 안 웃겨진다고 하셔서요. 실제로 그렇더라고요. 신기한 촬영이었죠.”

극중 한진미가 시종일관 망가지는 장면은 ‘대장금이 보고있다’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포인트였다. 특히 절대후각의 소유자답게 코를 벌름거리는 장면이 종종 연출됐고,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코피가 몇 번이나 터졌다. 재미있는 장면의 연속인 만큼, 실제 촬영 현장도 즐거웠다고.

“망가지는 포인트가 너무 확실했어요. 현실남매 포인트도 있었고, 코피 흘리는 장면도 많았죠. 콧구멍 벌름거리는 장면의 경우, 코 앞에서 찍을 때도 있고, 줌 인을 해서 찍은 것도 있는데, 생각보다, 안 부끄러웠어요.(웃음) 너무 내 코에 집중하니까 처음에는 민망했는데, 감독님이 ‘어머 코도 예쁘네’ 하고 어색함을 풀어주시니까 완전 내려놓고 망가질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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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열음이 '절대후각'이란 놀라운 능력을 선물해 준 대장금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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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좋은 향기에 예민한 편이지만 진미 역을 맡은 뒤부턴 음식 냄새도 잘 알아차리게 되더라고. 이열음은 “실제로 촬영 없는 날 친구들이랑 뭘 먹으러 가면 메뉴부터 재료까지 냄새가 다 느껴지더라. 친구들이 ‘메소드 연기냐’며 신기해하기도 했다”며 “캐릭터에 신경 쓰고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고 쑥스러워 했다.

실제 편의점 음식을 활용한 ‘먹방 촬영’도 ‘대장금이 보고있다’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였다. “평소에도 편의점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었다는 이열음은 기억에 남는 편의점 ‘띵조합(명조합의 신조어)’으로 ‘불닭볶음면’을 꼽았다.

“제일 맛있었던 건 첫 회에 먹은 불닭볶음면이었어요. 촬영하면서 처음 먹은 편의점 음식이었고, 예상하지 못한 맛이었죠. 촬영 전엔 ‘그렇게 맛있을까? 너무 매워서 내가 먹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것저것 다 섞었는데도 너무 맛있는 거였죠. 사실 드라마 사무실에 가보면 편의점 음식이 엄청나게 쌓여있었는데, 작가분들이 직접 연구해서 조합해보고 쓰신 것들이라 믿고 먹게 됐어요."

극중 맛에 미친 삼남매 산해-진미-정식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열음은 “남자형제 생기는 게 꿈이었는데 다 푼 것 같다”며 “오빠(신동욱)는 오빠로서의 조언 잘 해주는 모습이었고, 정식이(김현준)는 무슨 말만 하면 약올리면서 장난으로 무시했는데, 연기하면서 더 재미있게 풀어갈 수 있었다”며 웃어 보였다.

어디선가 ‘대장금이 보고있다’를 보고 있을 대장금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지 묻자 이열음은 쑥스러운 미소와 함께 답했다.

“대장금, 우리 할머니신데, 이렇게 음식의 맛을 느끼고 음식에 대한 행복을 느끼게끔 좋은 능력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민혁이도 만나게 됐고요. (웃음) ‘대장금이 보고있다’를 통해 음식에 대한 애정을 느끼게 됐어요. 이전에는 다이어트를 하면서 음식을 참았는데 앞으로는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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