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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SW의 눈] 당신이 김경문이라면… '대표팀 감독'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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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만약 당신이 김경문이라면, 대표팀 감독직 제의가 들어왔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내릴 것인가.

야구대표팀 새 사령탑 인선이 마무리단계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회는 지난 23일 최종 후보 3인과 예비 2인을 결정해 우선순위를 매겼다. 김시진 기술위원장이 1순위 후보부터 직접 접촉한다. 김 위원장은 “구체적 실명을 거론하긴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언론과 생각이 같다”는 말로 후보를 가늠케 했다.

정황상 가장 유력한 인물은 김경문 감독이다. 김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9전 전승 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베이징을 끝으로 올림픽에서 자취를 감췄던 야구가 2020 도쿄올림픽에서 부활한다. 김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해 12년 전 영광을 재현한다면 그보다 완벽한 드라마는 없다.

김 감독은 가장 최근까지 현장에서 호흡했다. 신생팀 NC를 맡아 단숨에 상위권에 올려놓았다. 지난해 6월 갑작스레 지휘봉을 내려놓았지만 리더십만큼은 모두에게 인정받았다. 여러 경험을 종합해봤을 때 김 감독은 의심의 여지없는 1순위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기술위원회 등 외부의 생각이다. 김 감독의 의중은 미궁이다. 대표팀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선수 선발 등으로 논란이 일며 뭇매를 맞았다. 선동렬 전임 감독은 당시 현직 대표팀 감독으로는 처음으로 국정감사에 출두했다. 이렇듯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감독을 맡는다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이번에 선임될 대표팀 감독은 당장 올 10월 아시아선수권대회와 11월 프리미어12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 프리미어12에서 우승해 올림픽 티켓을 따내면 좋지만, 실패하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위 안에 들어 내년 초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올림픽 금메달을 따더라도 밑져야 본전이고, 행여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독이든 잔이다.

물론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한다는 측면에서는 희생 아닌 희생도 필요하다. 가시밭길임을 알면서도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당신이 김경문이라면, 수락이냐 거절이냐 그것이 문제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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