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존폐 위기로 市가 운영
최 감독, 오늘 기자회견 열기로
전북 현대를 이끌며 K리그 대표 명장으로 군림했던 최강희(60·사진) 톈진 텐하이 감독이 지휘봉도 잡아보지 못하고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16일 "톈진 텐하이 구단이 최강희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최 감독은 현재 전지훈련지인 아부다비를 떠나 톈진으로 가서 구단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요구에 항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5년부터 13시즌간 '전북 왕조'(K리그 우승 6회,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를 일군 최강희 감독은 작년 톈진과 총액 240억원에 3년 계약을 맺었다. 최 감독과 함께 톈진으로 간 박건하·최성용·최은성 등 코치진도 약 7억원의 연봉을 보장받았다. 구단은 팀 운영비로만 1600억원의 화끈한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톈진 구단의 모기업인 취안젠그룹의 슈유후이 회장(톈진 구단주 겸) 등 기업 관계자 18명이 최근 중국 당국에 체포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취안젠그룹이 판매한 건강 보조 식품을 복용한 여자 아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 제품에 대한 허위 광고를 했다는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중국 당국이 다단계 판매에 대해 '철퇴'를 휘두르기로 하면서 취안젠그룹이 공중 분해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모기업이 무너지면서 구단 운영은 톈진시 체육국으로 넘어갔다. 구단 이름도 톈진 텐하이로 바뀌었다. 문제는 체육국 쪽에서 돈을 많이 주고 데려온 최강희 감독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거액의 계약 조건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 때문이다. 구단은 최근 대규모 연봉 삭감을 최강희 감독에게 요구했고, 최 감독이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졸지에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될 위기에 처한 최강희 감독은 17일 톈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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