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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꽉막힌 벤투호 `Son`쓰면 뚫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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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슈퍼스타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떴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7·토트넘 홋스퍼)이 드디어 대한민국의 빨간 유니폼을 입었다. 그가 답답한 공격력으로 벤투호에 쏟아진 실망감을 기대감으로 바꿔놓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마친 후 곧바로 두바이행 비행기에 올라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했다. 한국은 16일 오후 10시 30분 UAE 아부다비 알 나하얀 스타디움에서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2승을 거뒀지만 골 득실(중국 +4, 한국 +2)에서 중국에 뒤져 C조 2위에 올라 있다.

◆ 활기 띤 공격력 기대

손흥민의 합류는 대표팀에 '천군만마'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에서 8경기 7골 5도움을 기록하는 등 환상적인 활약을 보이고 있다. 앞선 필리핀·키르기스스탄전에서 단 1골씩만을 넣으며 답답한 모습을 보였던 한국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의 무기는 '스피드'와 '슈팅력'이다. 한국을 상대로 대부분 팀들이 밀집 수비를 펼치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상대 진영을 크게 흔들어줄 다양한 옵션이 될 수 있다. 좌우 측면으로 빠져 상대방 수비 진영을 무너뜨리는 역할도 가능하다. 경계 대상 1호인 손흥민에게 수비가 집중되면 다른 한국 선수들에게 공간이 열려 기회가 된다. 본인이 직접 드리블로 수비 공간을 헤집으며 찬스를 만들 수도 있다. 중앙으로 치고 들어가 감아차기로 골문 구석을 노리는 '손흥민 존'은 이미 유명하다.

◆ 아시안컵의 사나이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은 꾸준히 성장했다. 2011년 카타르 대회에선 '유망주'였다. 19세 손흥민은 인도와 치른 조별리그 3차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넣으며 잠재력을 보여줬다. 2015년 호주 대회에서는 팀의 '주축'이었다. 공격진의 핵심으로 맹활약하며 결승 진출에 기여했고, 호주와의 결승전에서는 0대1로 뒤지던 후반 막판에 극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2019년 UAE 대회, 그는 이제 명실상부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스타가 돼 팀을 이끈다. 한국은 2011년엔 3위였고 2015년엔 2위였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우승은 내게 큰 의미다. 59년간 하지 못한 일이다. 정말 이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 체력 부담 우려, 무리할 필요 없다

한국이 '손'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우려는 있다. 체력적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부터 총 13경기를 뛰며 강행군을 펼쳤다. 실제로 14일 맨유와의 리그 경기에서 손흥민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몸이 무거워 평소와 같은 날렵한 드리블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매특허인 1대1 돌파는 맨유의 베테랑 수비수 애슐리 영(33)에게 막혔다.

그에게 주어진 충전 시간은 15일, 단 하루다. 손흥민은 14일 맨유와의 경기 후 곧바로 두바이행 비행길에 올랐고 두바이에서 다시 아부다비까지 차량으로 이동했다. 하루만 쉬고 중국전에 출전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 시차와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고, 강력한 압박과 파울 위주의 거친 플레이를 하는 중국의 팀 색깔을 감안할 때 부상 위험도 있다.

한국은 이미 16강행 열차에 탔다. 조별리그 탈락 직전 상황이 아닌 만큼 성급하게 손흥민 카드를 쓸 필요가 없다. 선발로 출전시키는 것보다 후반 조커로 활용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경기 후반 선수들의 체력적 부담이 크고 수비 라인의 집중력이 떨어질 때 손흥민이 상대를 뒤흔든다면 골문은 보다 쉽게 열릴 수 있다.

[이용건 기자 /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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