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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후회없는 겨울 보낸 김대현 "아직 최고 공 던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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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LG 트윈스 김대현이 21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로 나서 마운드에 올라 모자를 고쳐쓰고있다. 2018.07.21.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오프시즌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으며 도약을 바라본다. LG 영건 김대현(22)이 후회없는 겨울을 보내며 2017년 여름 이상의 활약을 다짐했다.

어쩌면 진풍경일지도 모른다. 야수도 아닌 투수가 200㎏ 데드 리프트를 한다. 마치 프로 보디빌더처럼 고중량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김대현은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마친 후 “사실 예전에는 시도하지도 못했던 무게다. 11월부터 단계적으로 무게를 올려 여기까지 왔다. 예전부터 웨이트에 관심이 많았다. 나름 많이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 ‘투수’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한계점을 그어버렸다. 이제야 비로소 내게 맞는 훈련법을 찾은 것 같다”고 만족했다.

김대현은 이전부터 빼어난 근력을 자랑했다. 2015년 11월 입단 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집중적으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했고 3개월 만에 근육량에서 구단 전체 상위 3순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김동수 2군 감독은 “야구에 임하는 욕심이 남다르다. 훈련 자세가 웬만한 프로 선수들보다 뛰어나다. 정말 기대할 만한 신인이 왔다”며 김대현이 이른 시일 내에 1군 마운드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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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선발 김대현(오른쪽)이 10일 잠실 롯데전에서 0-3으로 뒤진 3회 1,2루 위기에 몰리자 유강남 포수가 마운드를 방문하고있다. 2018.05.10.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기다림은 길지 않았다. 김대현은 2년차였던 2017년 시범경기부터 막강한 구위를 자랑했다. 자연스레 불펜투수에서 선발투수로 승진했다. 특히 2017년 7월 13일부터 8월 1일까지 4차례 선발 등판에서 3승 무패 방어율 1.46으로 맹활약했다. 만 20세 선발투수가 리그 전체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부상이 김대현의 발목을 잡았다. 2018시즌 내내 내전근 부상에 시달렸고 구위도 뚝 떨어졌다. 김대현은 지난해 부진에 대해 “몸이 정상이 아니니 마운드 위에서 잡생각이 너무 많았다. 내 공이 좋지 않으니까 자신감도 없었고 타자를 상대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면서 “웨이트에 더 집중했어야 했다. 정해진 훈련만 따르다보니 해야할 것을 놓쳤다. 그래도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기간부터 김용일 코치님과 함께 훈련 방식에 변화를 줬다. 러닝을 줄이고 웨이트에 시간을 할애했다. 그래서 그런지 9월에는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이번 겨울 김현수로 인해 확신을 얻었다. 투수 중 처음으로 ‘김현수 관장’의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 클럽에 가입했다. 김대현은 “현수형이 내 운동 방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더라. 현수형이 ‘11월부터 제대로 시작하는데 너도 함께 하자. 대신 한 번 들어오면 나갈 수 없다. 제대로 해야한다’고 권유했는데 기회다 싶어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회 잠실구장에 가고 있다. 아침 일찍 집에서 나와서 퇴근하면 녹초가 된다. 힘들어서 주위 사람도 못 만난다. 바른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웃었다.

김대현은 “지금까지 투수는 고중량 웨이트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현수형이 ‘메이저리그에선 투수들이 야수보다 더하면 더하지 덜하지 않는다’며 노아 신더가드와 저스틴 벌렌더가 웨이트하는 영상을 보여주더라. 정말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현수형에게 정말 고맙다. 가장 좋았을 때보다 근육량도 늘고 체지방도 많이 줄었다. 지금 당장 시즌에 들어가도 문제 없는 몸상태다. 지금까지 비시즌을 마냥 열심히만 보냈다면 이번에는 제대로 잘 보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만족스러운 겨울을 보낸 만큼 2019시즌 목표도 뚜렷하다. 2017년 여름 이상의 구위를 선보이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삼았다. 김대현은 “프로 입단 후 최고의 순간은 2017년 7월이었다. 당시엔 직구만 던져도 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이제는 더 좋은 공을 뿌릴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최고의 공을 던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계속 한계점을 돌파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현수형처럼 충실한 과정 속에서 최고의 결과를 내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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