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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같은 프랑스월드컵 진출… 여자축구에 봄바람 불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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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 장슬기가 9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카페에서 에펠탑 퍼즐을 가리키고 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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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국가대표 장슬기(25ㆍ현대제철)는 새해 들어 2017년 말 ‘절친’ 지소연(28ㆍ첼시 레이디스), 김혜리(29ㆍ현대제철)와 떠난 프랑스 파리 여행 사진을 다시 꺼내봤다. 오는 6월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진출을 확정하기 전 다녀온 여행지를 사진 속 그녀들과 함께 ‘결전지’로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1년여 전 에펠탑 앞에서 환히 웃고 있던 태극낭자들은 모두 오는 6월 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하는 여자월드컵 대표팀 발탁이 유력하다. 만일 이들이 함께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다면 4만7,929명 규모의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개최국이자 강력한 우승후보인 프랑스를 상대로 개막전을 함께 치르게 된다. 지난 9일 인천 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장슬기는 “막상 경기장에 서면 상당히 긴장될 것 같다”라면서도 “생애 첫 여자월드컵 출전 기회가 찾아와 몹시 설레기도 한다”며 웃었다.

장슬기는 지난해 말 황의조(27ㆍ감바오사카)와 함께 대한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면서 국내 최고 여자선수로 인정받았다. 장슬기는 “지난해 A매치가 거의 없어서 상이 나에게 온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여자대표팀 경기가 많았다면 ‘지메시’ 지소연이나 최근 영국 무대에 진출한 대표팀 주장 조소현(31ㆍ웨스트햄)에게 돌아갔을 테지만, 국내 A매치가 없어 여자축구리그(WK리그) 성적이 올해의 선수 선정에 반영된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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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왼쪽)2017년 말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여자축구 국가대표 동료 지소연(가운데), 김혜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장슬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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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장슬기는 떡잎부터 튼튼한 선수였다. 2010년 트리니다드토바고에서 열린 여자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여민지(26ㆍ스포츠토토), 이소담(25ㆍ현대제철), 신담영(26ㆍ수원도시공사)과 함께 사상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주역이다. 장슬기는 “그 해는 (지)소연 언니가 포함된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독일 U-20 월드컵에서 3위에 오르며 여자축구가 가장 주목 받았던 때”라며 “그 때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선 이번 여자월드컵 성과가 절실하다”고 했다.

한국 남자축구는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를 타고 파울루 벤투(50)감독 부임 후 4차례 국내 평가전을 포함한 6경기 무패 행진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여기저기서 “’한국 축구의 봄’이 왔다고 했지만, 여자축구 현실은 ‘언제나 겨울’이었다. 실제 여자축구는 지난해 4월 여자월드컵 예선을 겸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단 한차례 A매치도 없었다. 국내에서 열린 여자 A매치는 2015년 11월 호주전이 마지막이다.

태극낭자들은 무관심을 딛고 여자 아시안컵에 이어 월드컵 본선진출권까지 극적으로 따냈다. 그 중심엔 ‘골 넣는 수비수’ 장슬기가 있었다. 2017년 4월 7일 평양 김일성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북한과 예선에서 한국은 0-1로 뒤지던 후반 30분 장슬기의 동점골로 조 1위를 지켜내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했고, 지난해 4월 아시안컵에선 월드컵 티켓이 걸린 필리핀과 5-6위전에서도 결승골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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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국가대표 장슬기가 9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카페에서 양손으로 손하트를 그리고 있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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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는 ”여자월드컵 진출권을 어렵게 따낸 만큼 후회 없이 대회를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목표는 4년 전 캐나다 대회에 이은 2회 연속 16강. FIFA랭킹 3위 프랑스를 상대한 뒤엔 12일 나이지리아(39위), 18일 노르웨이(13위)와 차례로 대결한다. FIFA랭킹만 놓고 보면 나이지리아, 노르웨이와는 해볼 만 하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장슬기는 “프랑스를 상대로도 지고 싶지 않고, 지더라도 대량실점은 절대 내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11일 4개국 친선축구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광둥(廣東)성 메이저우(梅州)시로 떠난 장슬기는 출국 전 남자대표팀에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꼭 아시안컵에서 우승해서 ‘축구의 봄’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그 열기를 6월엔 여자대표팀이 이어 갈게요!”

인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