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49979690 0912019011149979690 06 0602001 5.18.26-RELEASE 91 더팩트 0

[TF의 눈] '막장' 업은 지상파 미니시리즈, 회복 도화선 될까

글자크기
더팩트

지상파 미니시리즈 가운데 '막장' 소재를 한 SBS '황후의 품격' KBS2 '왜그래 풍상씨'가 인기를 얻고 있다. /SBS, KBS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BS '황후의 품격'·KBS2 '왜그래 풍상씨'…지상파 '막장 드라마' 흥행

[더팩트ㅣ강수지 기자] 황당해서 욕이 나오는데 자꾸 눈길이 간다. 자극적이어서 눈살을 찌푸리더라도 눈을 피하기는 싫다. 그리고 '재미있다'. 시청률 참패 연속이던 지상파 미니시리즈가 '막장 드라마'로 숨통을 트고 있다.

과거 일명 '막장 드라마'는 일일 드라마, 혹은 아침 드라마의 전유물이었다. 이제는 미니시리즈로까지 옮겨와 시청자를 끌어모은다. 간혹 '막장' 소재로 놀라움을 자아낸 드라마는 몇 있었으나 전면에 '막장' 이미지를 내세운 작품이 같은 시간대에 동시에 전파를 타는 것은 이례적이다.

수, 목요일에 맞붙은 김순옥 작가의 SBS ' 황후의 품격'과 문영남 작가의 KBS2 '왜그래 풍상씨'의 시청률에 눈길이 쏠린다.

그 유명한 '점 찍고 변신'해 복수극을 펼치는 내용을 담은 '아내의 유혹'을 비롯해 '웃어요, 엄마'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등을 집필한 '막장의 대모' 김순옥 작가의 활약이 빛난다. '소문난 칠공주' '수상한 삼형제' '폼나게 살거야' '왕가네 식구들' '우리 갑순이' 등 그에 못지 않은 '막장의 여왕' 문영남 작가도 등판했다.

더팩트

김순옥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한 SBS '황후의 품격'은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자체 최고 시청률 17.9%를 기록했다. /SBS '황후의 품격' 방송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황후의 품격'은 어느 날 갑자기 신데렐라가 돼 황제에게 시집온 발랄한 뮤지컬 배우 오써니(장나라 분)가 궁의 절대 권력과 맞서 싸우다가 대왕대비 살인사건을 계기로 황실을 무너뜨리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을 찾는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장나라 최진혁 신성록 이엘리야 신은경 등이 출연한다. 자극적인 전개에 갑작스러운 죽음과 살인, 악행, 패륜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지난해 12월 17일 시청률 17.9%(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지난해 SBS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나타냈다. 전작 '흉부외과: 심장을 훔친 의사들' 최고 시청률 8.8%를 가뿐히 뛰어넘었다.

지난 9일 첫 방송된 '왜그래 풍상씨'는 '동생 바보로 살아온 중년 남자 풍상 씨(유준상 분)와 등골 브레이커 동생들의 일상과 사건 사고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드라마'라는 작품 설명을 내세운다. 유준상 오지호 전혜빈 이시영 이창엽 등이 활약한다. 진형욱 PD는 제작발표회에서 "막장 드라마가 맞다"고 말했다. 그의 말마따나 첫 방송부터 도박, 사기 결혼 계획, 엉망진창 부친의 장례식 등이 그려졌다. 첫 날 6.7%, 둘째 날 7.8% 시청률을 기록, 상승세를 보였다. 전작 '죽어도 좋아' 최고 시청률이 4.0%, 최종회 시청률이 2.7%인 점을 보면 가파른 시청률 상승 곡선을 그린 셈이다.

더팩트

문영남 작가가 시나리오를 집필한 KBS2 '왜그래 풍상씨'가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KBS2 '왜그래 풍상씨' 방송 캡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케이블 채널과 종합 편성 채널 드라마의 상승세 탓일까. 지상파 미니시리즈는 좀처럼 면을 못 세우고 있다. 후발 주자들이 다채로운 시도와 큰 투자 등으로 드라마에 집중하는 사이 지상파의 드라마는 뒷걸음질 치는 형국이었다. 지난 연말 시상식을 앞두고 방송계에는 "올해는 기억에 남는 지상파 드라마가 많지 않다"는 볼멘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기도 했다.

'대중문화'란 대중이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를 가리킨다. 그 중 하나인 '드라마'의 내용이 '막장'이라고 해서 사회적 정서를 크게 해치지 않는 이상 무작정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막장 드라마'가 '지상파 드라마국 살리기'의 근본적인 대안은 아닐 것이다. 명성 회복을 위해서라면, 요즘 시청자들의 눈과 귀, 마음을 제대로 관통할 수 있는 방법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