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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FA인듯 FA아닌 박병호·양현종의 연봉 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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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5차전 SK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격훈련을 소화하고있다. 2018.11.02.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2011년 12월 한화는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와 계약을 해지하고 돌아온 김태균과 연봉 15억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약상 김태균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소진한 상태였기 때문에 FA 계약은 불가능했다. KBO 정금조 사무차장은 “2011년에는 FA 자격을 얻고 해외로 가면 국내로 돌아왔을 때 다년계약이 허용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4년을 뛰어야 FA가 됐다. 당시 김태균과 한화의 계약은 일반적인 연봉협상에 의한 계약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속은 달랐다. 김태균은 한화에 돌아오는 조건으로 다시 FA 자격을 얻기 전까지 4년 동안 연봉 15억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연봉 15억원, 4년 60억원 계약을 체결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면서 김태균은 리그 최고 연봉자가 됐다. 한화 구단도 2015시즌 후 김태균이 FA 자격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만일 김태균이 2015년 겨울 한화를 떠난다면 김태균을 영입하는 구단은 한화에 최소 보상금 30억원을 전달해야 한다. 김태균은 2015년 11월 한화와 4년 84억원에 FA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김태균의 사례를 돌아보는 이유는 현재 히어로즈 박병호, KIA 양현종의 상황이 과거 김태균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2015년 겨울 포스팅제도를 통해 메이저리그(ML) 미네소타와 계약을 체결했던 박병호는 2017년 11월 미네소타와 계약을 해지하고 히어로즈로 돌아와 연봉 15억원 계약을 맺었다. KBO는 포스팅제도로 해외에 진출한 선수가 한국으로 복귀할 경우 다음 FA 자격을 얻기까지 4년이 필요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은 과거 한화와 김태균의 사례를 참조해 박병호에게 FA가 되기 전까지 연봉 15억원 이상을 보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4년 60억원+@’ 계약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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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5회말 1사2,3루 상대 서건창 내야땅볼 때 유격수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하자 아쉬워하고 있다. 2018. 10. 16.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양현종도 특이한 케이스다. 2016년 12월 FA가 된 양현종은 KIA 구단과 총액 22억5000만원 단년계약을 체결했다. 리그 최정상급 투수가 4년이 보장되는 계약이 아닌 1년짜리 계약을 맺은 것이다. 양현종은 최형우와 나지완의 FA 계약으로 이미 지출이 컸던 KIA 구단의 상황을 이해하며 한 발 물러섰다. KIA 구단도 양현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며 양현종이 원할 경우 해외리그 혹은 타구단 이적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2017시즌 양현종은 22년 만에 20승을 달성한 토종 좌완투수가 됐고 KIA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에 절대적인 활약을 펼쳤다. 자연스레 양현종과 KIA 구단의 협상테이블에 관심이 쏠렸고 양현종은 연봉 23억원에 계약을 마쳤다.

그런데 양현종의 계약은 연봉 23억원 외에 인센티브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양현종이 이적의사를 비출 경우 양현종 영입을 추진하려했던 한 수도권 구단 관계자는 “인센티브까지 포함하면 30억원 규모가 되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양현종은 이번 겨울에도 잔류 의지를 드러내며 KIA와 협상테이블에 앉아있다. 2017시즌보다 고전한 만큼 계약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2016년 12월 계약 당시 최소 연봉 규모는 산정했을 확률이 높다. 박병호처럼 최소 기준선을 정해두고 협상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FA인듯 FA가 아닌 다소 모호한 박병호와 양현종이다. 그러나 KBO의 보류권 제도가 변하지 않는 한 비슷한 사례가 앞으로도 꾸준히 나올 수밖에 없다. KBO리그는 FA 계약 후에도 구단에 보류권을 쥐어준다. FA 계약을 맺은 선수는 양현종처럼 구단과 별도의 사안을 정해놓지 않으면 4시즌 동안 등록일수를 채워야 다시 FA가 된다. 사실상 FA 계약기간의 최대치가 4년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SK와 6년 106억원 FA 계약을 맺은 최정도 계약기간이 지나면 FA가 되는 게 아닌 보류선수로서 일반적인 연봉협상에 임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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